태평양에서 The Metals Company(이하 TMC)가 심해채굴을 추진 중인 두 해역에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향고래(스펌웨일)를 비롯한 고래와 돌고래가 실제로 서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소식은 국제해저기구(ISA) 회의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심해채굴 모라토리엄(일시중단)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전해졌다.
이번 연구는 엑서터대학교와 그린피스 국제연구소가 그린피스의 선박 Arctic Sunrise호를 이용해 실시했으며, 논문은 오늘(24일) 과학 저널 ‘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TMC가 보유한 태평양 클라리온-클리퍼튼 해역(CCZ) 내 두 탐사 구역(NORI-d, TOML-e)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엑서터대학교의 커스틴 영 박사는 “클라리온-클리퍼튼 해역에 최소 20종의 고래류가 서식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로 TMC의 심해채굴 예정지 두 곳에서 실제로 이들 종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4월 심해채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TMC는 미국 정부에 CCZ 내 국제해저(NORI-d 구역)에서 상업적 채굴을 단독 허가해 달라고 신청했다. 이는 국제해저기구(ISA)의 규제를 우회하는 조치로, 전 세계 정부와 시민사회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미 심해채굴이 해당 해역에 “장기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고래류는 인간에 의한 소음공해에 민감하며, 심해채굴 시 발생하는 대규모 소음과 퇴적물 확산이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심해채굴로 발생하는 퇴적물은 심해 먹이사슬까지 교란할 수 있다.
연구진은 13일간의 조사를 통해 수중청음기(하이드로폰)로 고래류의 소리를 74회 탐지했으며, 이 중에는 향고래, 리소돌고래, 일반 돌고래 등이 포함됐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루이자 캐슨 캠페이너는 “멸종위기 향고래 등 고래류가 실제로 서식하는 해역에서 심해채굴을 추진하는 것은, 이 위험한 산업이 결코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경고”라며 “다가오는 국제해저기구 회의에서 각국 정부가 심해채굴 모라토리엄에 합의하는 것이 유일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오테아로아의 주레사 리 캠페이너도 “이번 연구는 태평양에서 심해채굴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심해채굴은 태평양 원주민들이 생계와 문화, 조상 대대로 이어온 바다와의 관계를 지키는 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유엔 해양회의에서도 심해채굴 모라토리엄에 동참하는 국가가 4개국 추가되어 총 37개국으로 늘었으며, 유엔 사무총장도 강력한 중단 촉구 메시지를 냈다. 7월 국제해저기구 회의에서 심해채굴 반대 여론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Source: Green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