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링턴의 한 사창가에서 성노동자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고, 거리·헬스장·상점 등 공공장소와 주거지에서 여성들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마이클 포브스(전 총리실 부대변인)의 사건이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포브스의 휴대전화(개인용·관용폰) 압수 및 포렌식 분석을 거쳤으나, 현행법상 처벌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포브스는 여러 차례 성노동자와의 만남을 녹음하고, 여성들이 운동하거나 쇼핑하는 모습, 창문 너머 사적인 공간에서 준비하는 모습 등을 촬영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이러한 사실을 모두 인정했으며, 경찰 앞에서 해당 사진과 영상을 삭제했다.
경찰은 “이 행위가 여성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겼음을 인정한다”며, “새로운 증거가 나오면 추가 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성노동자들은 “동의 없이 친밀한 만남을 녹음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성폭력”이라며, “특히 성노동자와 여성에게 현행법은 충분한 보호를 제공하지 못한다. 동의와 안전, 책임을 중심으로 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웰링턴 사창가 업주는 “여성들이 동의 없이 촬영·녹음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어디에 그 영상이 유포될지 모른다”며, “이 문제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포브스는 “내 행동으로 상처받은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과거 해결되지 않은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반복했다. 1년 전 문제를 인식하고 전문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동안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못해 더욱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신뢰를 저버릴 수 없어 직장을 사임하고, 변화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이번 사건은 국민 다수가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며, “디지털 성범죄·스토킹 등 관련법과 공직자 채용·신원조회 절차를 전면 재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피해 여성들과 직접 소통하며 그들의 분노와 고통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