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뉴질랜드 전역에서 독감 유사 증상과 COVID-19 감염이 급증하면서, 보건 당국과 지역 의료기관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
환경과학연구소(ESR)의 자료에 따르면, 오클랜드 지역에서 중증 호흡기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이 단 일주일 만에 50% 이상 증가했으며, 폐수 샘플링 결과 COVID-19 감염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감염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증가 속도가 빠르다.
전국적 확산 조짐, 노인 요양시설과 유아센터에서 집단 감염
이번 주 보고된 호흡기 감염 집단 발생은 총 5건으로, 이 중 3건은 넬슨-말버러, 캐피털앤코스트, 베이오브플렌티 지역의 노인 요양시설에서 발생했고, 2건은 웰링턴 지역의 유아 교육기관에서 확인되었다.
헬스라인에 접수된 독감 유사 증상 문의도 증가했다. 다만, 작년 같은 시기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일선 의료기관 과부하, 하루 수십 명 거절하기도
로어헛(Lower Hutt)의 한 주민은 지난주 긴급 진료 예약을 위해 여러 차례 GP 진료소에 전화를 걸었지만 예약을 하지 못했고, 결국 로어헛 야간진료센터(Lower Hutt After-Hours Medical Centre)에 가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구글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가 가장 붐빈다고 해서, 오후 7시에 갔더니 ‘오늘은 더 이상 환자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다음 날 아침 8시에 병원이 문을 열자마자 다시 찾아가 마침내 진료를 받았다.
이후 커뮤니티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지에 글을 올리자 1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다수의 지역 주민들이 같은 경험을 공유했다.
로어헛 야간진료센터(Lower Hutt After-Hours Medical Centre)은 인구 10만 명이 넘는 지역에 단 하나뿐인 워크인 진료소이다. 마크 오코너 센터장은 하루 평균 약 45명의 환자를 진료하지만 겨울철엔 문 열기 전부터 20~30명이 줄 서기도 한다며 의사 3~4명이 동시에 근무하더라도 모두를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GP 부족이 계절적 압박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낮 시간대에 GP 진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몰려서, 단순한 겨울 질환 외에도 정신건강 문제나 각종 외상 환자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로어헛 야간진료센터는 다음 달 말 더 넓은 시설로 이전할 예정이며, 연말부터 운영시간 연장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과제는 인력 확보라고 전했다.
병원 응급실에도 영향
헬스 뉴질랜드(Health NZ)의 헬렌 스톡스-램퍼드 최고 의료책임자는 GP를 만나지 못하거나 아예 등록조차 안 된 환자들이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며, 응급실은 기본적인 호흡기 질환을 다루기 위한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헬스 뉴질랜드는 겨울철 유행에 대비해 인력 보강, 병상 운영 최적화, 백신 캠페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뉴질랜드 국민 100만 명 이상이 독감 백신을 맞았지만, COVID-19 부스터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25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스톡스-램퍼드는 접종을 주저하거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을 위해 지역사회 단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OVID-19 폐수 샘플링 결과, 1주일 사이 75% 급증
5월 18일부터 25일 사이 실시된 ESR의 폐수 검출 결과에 따르면, 보고된 사례 수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으로 COVID-19 바이러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스 오클랜드의 GP 앨런 모핏은 현재 유행 중인 COVID-19 변이는 독성이 약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그는 독감으로 입원한 환자도 여러 명 있었다며 단순한 감기로 넘기기엔 매우 위험한 바이러스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