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오늘날 18~29세 청년들은 행복, 건강, 의미, 인간관계, 경제적 안정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무기력(languishing)’ 상태를 겪고 있다. 하버드와 베일러 대학이 22개국 2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플러리싱 스터디(Global Flourishing Study)’ 1차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단순히 정신건강만이 아니라 인생의 전반적인 만족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청년층의 무기력 원인으로는 SNS 중독, 비교 심리, 사회 안전망 약화, 기후·AI 불안 등이 꼽혀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더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자신의 인격에 대한 확신, 삶의 목적, 깊이 있는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배경에는 ‘종교의 급격한 쇠퇴’라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요인이 있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에서 종교와 무관하다고 답한 비율이 1990년 8%에서 최근 21%로 급증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에서는 절반 가까이가 ‘종교 없음’을 선택한다.
종교가 때로는 배타적이거나 정치적으로 오염됐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오랜 세월 ‘소속감’과 ‘인격 성장’의 실험실 역할을 해왔다.
·사람(people): 다세대 커뮤니티, 상호 지원, 위기 시 도움
·장소(place): 정체성과 공동 기억을 지탱하는 물리적 공간
·권한(power): 공동 규범, 집단 의사결정, 평신도 리더십 기회
·목적(purpose): 삶의 의미, 도덕적 지침, 공동체 봉사
이러한 구조가 사라지면, 청년들은 소속감·의미·도덕적 자신감에서 공백을 경험하게 된다.
하버드 역학 연구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종교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은 조기사망률이 33% 낮고, 삶의 만족도·감사·연대감도 비종교인보다 높다.
이런 효과는 ‘초월적 힘’ 때문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설계된 사회적 구조(정기 모임, 공동 노래, 상호 의존성 등)에서 비롯된다.
·의미 있는 봉사와 의식화: 종교처럼 봉사를 연중행사로 제도화(예: 지역사회 봉사, 기후·노인 지원단 등)
·포용적 ‘제3의 공간’ 마련: 교회처럼 지역사회가 모일 수 있는 도서관, 푸드뱅크, 메이커스페이스, 카페 등
·인격 성장 위한 정기 모임: 명상, 자기 성찰, 덕목 토론 등 구조화된 자기계발 모임
종교는 때로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공유된 의미와 소속감’의 토대를 제공해왔다.
청년 세대의 무기력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종교가 잘했던 부분을 사회적으로 재해석·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적 소속감과 삶의 목적을 회복하는 일은 단순한 공중보건 과제 그 이상, 미래 세대의 번영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Source: Psychology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