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건의료계에 충격을 안긴 의료 사기 사건의 주인공이 뉴질랜드 출신 여성으로 확인됐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줄리아 알레미는 실제 의학 학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1995년부터 영국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알레미는 오클랜드대학교 의과대학 2학년 과정에서 중도 탈락했으며, 의학 학위를 전혀 취득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의사 학위 확인서를 위조해 영국 일반의료위원회(GMC)에 제출했고, 해당 서류를 바탕으로 의사 면허를 부여받았다.
이후 그녀는 영국 공공의료서비스기관인 NHS(National Health Service)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며 약 200만 뉴질랜드달러(약 120만 파운드)를 벌어들였다.
2023년 2월, 영국 맨체스터 크라운 법원은 알레미에게 사기, 위조, 사문서 위조 등 총 20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하고 징역 7년형을 내렸다.
이어 2025년 6월, 영국 법원은 알레미에게 NHS로부터 수령한 수입 중 약 40만 파운드(91만 뉴질랜드달러)를 환급하라고 명령했으며, 납부하지 않을 경우 추가 징역 2년 6개월이 부과된다고 밝혔다.
알레미는 최소 수백 명의 환자를 진단 및 처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정신건강 질환 환자들 사이에서 진단 오류 가능성과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사기를 넘어, 영국 의료 자격 시스템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영국 일반의료위원회(GMC)는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국외 의사 등록 시 자격 검증 절차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알레미는 GMC의 면접 및 검증 과정을 단 한 번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증폭되었다.
이 사건은 '문서 하나로 수십 년을 속일 수 있었던' 의료 시스템의 허술함을 경고하고 있으며, 의료 자격 검증 체계의 근본적 개편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의사라는 신뢰는 생명을 책임지는 무게입니다. 허위 자격은 개인의 범죄를 넘어 환자 전체에 대한 위협입니다.”
— 영국 NHS 환자보호위원회
Source: cps.gov.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