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난민 지위를 기다리며 15개월 넘게 답보 상태에 놓인 망명 신청자 니키타(가명:53)는 “두 개의 문 사이에 갇힌 것 같다”고 토로한다. 오랜 대기와 불확실성은 그의 정신 건강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니키타는 2023년, 정치적 박해와 동성애 금지법이 있는 모국을 떠나 뉴질랜드에 도착했다. “여기가 처음으로 내가 동성애자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나라”라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그러나 난민 및 보호 신청을 접수한 지 15개월이 지났지만, 심사 진행 상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민부(Immigration New Zealand)는 난민 및 보호 신청의 75%를 담당자 배정 후 240일(약 8개월) 이내에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Stuff에 따르면, 2024년 5월~2025년 4월 사이에만 2,275건의 신청이 접수되는 등, 팬데믹 이전보다 신청이 급증해 심사 지연이 심각하다.
니키타는 “두 달마다 변호사에게 상황을 묻지만, 돌아오는 답은 항상 ‘아직 소식이 없고 계속 기다려야 한다’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법적 신분 불확실’로 인해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는 “은행 두 곳에서 신분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계좌 개설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무료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고, 학생 대출 자격이 없어 대학 진학도 불가능했다. 임시 취업비자가 있지만, 고용주들은 그의 체류 기간이 불확실하다며 채용을 꺼렸다.
니키타는 “닫힌 문 하나와 아직 열리지 않은 문 하나 사이에 갇혀 있는 기분”이라며 “정신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버티려면 엄청난 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성소수자 난민 지원단체 Rainbow Path의 잭 번(Jack Byrne)은 “심사 과정의 투명성 확대와, 대기 기간이 신청자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인생의 중요한 결정이 타인의 손에 달려 있을 때 느끼는 불안과 무력감을 상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부는 2024년 1월부터 2025년 1월 사이 난민 심사 담당관을 두 배로 늘리고, 특정 국가별 전담팀 등 절차 개선에 나섰다고 밝혔다. 2024년에는 난민 심사 인력 확충을 위해 1,023만 달러의 예산도 추가 배정됐다.
이민부의 조이 와이엇(Zoe Wyatt) 난민·이주 서비스 총괄은 “난민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ource: Stu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