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으로 20여 년 전 살인을 저질렀던 남성이 최근 정신건강 시설에서 퇴원한 지 불과 5일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전 연인은 “정신건강 시스템이 그를, 그리고 모두를 두 번이나 저버렸다”며 제도적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남성은 첫 번째 살인 이후 특별환자(Special Patient)로 지정돼 장기간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정신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된 상황에서도 퇴원 결정이 내려졌다.
전 연인 ‘레이첼’(가명)은 “그는 퇴원 전부터 자신이 심각하게 아프다고, 내보내지 말아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며, “정신건강 시스템이 그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퇴원 직후 남성은 망상과 불안정한 행동을 보였고, 레이첼 역시 “매일 상황이 더 위험해지는 걸 느꼈다. 나도 위험하다고 직감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퇴원 5일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고, 법원은 두 번째 사건 역시 심신미약(정신이상)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레이첼은 “나는 물론,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가해자 자신까지 시스템의 실패로 고통받았다”며, “그가 적절한 치료와 보호를 받았다면 이런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면 오히려 위험해질까봐 조용히 빠져나올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며, 당시의 공포와 불안을 전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보건 당국은 외부 감사를 진행 중이다.
정신건강 특별환자의 지역사회 복귀는 보건부 장관, 법무장관, 정신건강국장의 서명 등 엄격한 절차를 거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위험 신호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법원은 “형사책임 판단만으로는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족과 지역사회 모두를 위한 답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Source: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