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기준금리(OCR)를 2023년 고점 5.5%에서 3.5%까지 내렸지만, 경제 회복세는 아직 더딘 모습이다. 이자 부담이 줄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신뢰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정 모기지 금리는 이미 상당히 하락했다. 2025년 3월 기준, 신규 모기지의 1년 고정 평균 금리는 5.18%로, 2024년 1월 7.09%에서 크게 떨어졌다. 현재 주요 은행의 1~2년 고정 금리는 4.99%까지 내려와 있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에게는 체감 효과가 늦게 나타난다. 모든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2024년 10월 6.39%에서 2025년 3월 6.00%로 하락했다. 변동금리(플로팅)는 2024년 8월 6.99%에서 2025년 3월 5.63%로 더 빠르게 떨어졌다.
2024년 4분기 은행이 부과한 모기지 이자는 58억 4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5년 1분기에는 55억 7,100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원리금 상환액도 분기 대비 1억 3,900만 달러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 하락세가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3월 기준, 뉴질랜드 전체 모기지 잔액은 3,740억 달러. 이 중 약 40%(1,500억 달러)가 9월까지 금리 재설정(리셋)을 앞두고 있다. 추가로 483억 달러의 변동금리 대출도 언제든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즉, 앞으로 몇 달간 더 많은 대출자들이 낮은 금리로 갈아타며 상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2.5%로 RBNZ 목표(1~3%) 내에 안착했고, 2024년 12월 분기 GDP는 0.7% 성장, 2025년 1분기 실업률도 5.1%로 예상을 웃돌았다. 유제품·육류 등 수출 호조도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 심리는 아직 조심스럽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경제에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오는 5월 28일 RBNZ는 기준금리를 3.25%로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미 인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과도한 추가 인하가 필요할지는 불확실하다.
은행들은 더 큰 인하를 원하지만, RBNZ는 인플레이션 재점화나 부동산 시장 과열을 경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4% 초반대 모기지 금리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