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질랜드 저소득 지역에서 일부 부동산 투자자들이 주택을 빠르게 사고파는 ‘플리핑(flipping)’이 급증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과 예비 실수요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클랜드 남부 등에서는 같은 주택이 며칠 만에 수차례 거래되며, 매번 수만~수십만 달러씩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NZ헤럴드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한 대형 부동산 중개업체와 연계된 투자자 그룹은 2021~2024년 오클랜드에서만 71채의 주택을 매입해 평균 7만6,000달러의 차익을 남기고 재판매했다.
일부 주택은 같은 투자자 그룹 내에서 하루에도 여러 번 소유권이 이전되기도 했다. 실제로 한 사례에서는 경매로 낙찰된 집이 이틀 만에 다시 시장에 나와 수만 달러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런 현상에 대해 현지 예비구매자들은 “관심 있던 집이 며칠 만에 10만 달러 이상 비싸져 다시 매물로 나오는 걸 보며 좌절했다”며,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플리핑 투자자들은 “저가 매입 후 시장가에 판매할 뿐, 집값을 인위적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독립 감정평가를 거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시장가 이상으로 팔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경매에서 조건 없이 매입한 뒤, 다음 구매자는 건물 상태·오염 등 조건부 계약으로 더 안전하게 집을 살 수 있다”며, “플리핑 과정에서 오히려 위험 부담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집주인과 구매자는 “플리핑 투자자 덕분에 오래된 집을 좋은 가격에 팔고, 새 집을 구입할 수 있었다”거나 “다양한 매물 접근성과 신속한 거래가 장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소득 지역에서의 반복적 플리핑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플리핑이 단기적으로는 거래 활성화, 노후주택 리모델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저소득 지역에서 반복될 경우 주거 불안과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실수요자 보호, 투명한 거래 감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