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오늘 아침 커피를 마실 때, 혹시 한 번쯤 잊고 지냈던 사실이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뉴질랜드는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투표권을 준 나라라는 것. 그리고 그 혁명의 중심엔, 한 명의 여성이 있었다.
이름하여, 케이트 셰퍼드(Kate Sheppard).
우리 10달러 지폐를 장식하고 있는 그 단아한 얼굴의 주인공이자, 온화한 미소 뒤에 누구보다 단단한 신념을 감춘 _‘뉴질랜드 민주주의의 어머니’이다.
1. “정치? 그건 남자들만 하는 게 아니에요.” — 케이트의 깨어 있는 직감
19세기 후반, 뉴질랜드 사회는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남성 중심적’이었다.
여성들은 투표는커녕, 가정에서 목소리조차 크게 내기 어려운 시대였다.
그러나 케이트 셰퍼드는 생각했다.
“나라의 미래에 절반의 국민이 참여하지 못한다면, 그게 과연 건강한 민주주의인가?”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도 단순하고 명확하게 문제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정하게 만드는 감각’, 이것이 케이트의 첫 번째 성공요인이었다.
2. “바위도 바늘로 뚫는다” — 말보다 행동을 먼저 한 전략가
그녀의 투쟁 방식은 오늘날 PR전략가들이 박수칠 만큼 영리했다.
① ‘서명운동’이라는 무기
1893년, 그녀는 2만 4,000명의 서명을 담은 거대한 청원을 의회로 들이밀었다.
길이가 무려 270미터, 웬만한 마라톤 주자도 지칠 길이었다.
“이걸 보고도 여성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차라리 1층 창문으로 던져버립시다.”
케이트는 특유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꾸곤 했다.
하지만 청원은 농담과 달리 너무나도 진지하고 강력했다.
② 교회, 지역사회, 여성단체를 모두 묶어낸 ‘연결의 리더십’
케이트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접근을 했다.
그녀는 ‘싸움’ 대신 ‘연대’를 선택했다.
가정 여성
금주운동 단체
종교 공동체
지역 커뮤니티 리더
모두를 하나의 줄에 묶어 세상에 없던 여성운동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이것이 두 번째 성공요인,
“혼자가 아니라 모두를 움직이는 힘”이었다.
3. “유머는 세상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밀어줌이다” — 케이트의 놀라운 소통 능력
케이트 셰퍼드는 유머러스했다.
무거운 이야기를 할 때일수록 그녀는 가볍게 웃어넘겼다.
어떤 남성 의원이 말했다.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면 가정이 흔들릴 것입니다!”
케이트의 답:
“오히려 가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투표권이 필요하답니다. 남편분의 뒷정리만 하다가 나라의 뒷정리까지 맡을지도 모르잖아요?”
사람들은 웃었고, 그 웃음은 편견을 무너뜨리는 힘이 되었다.
그녀는 싸움에서 이기려 하지 않았다.
대신, 사람의 마음을 이기는 법을 알았던 것이다.
4. “혁신은 거창하지 않다. 아주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다.”
케이트의 아이디어는 매우 현대적이었다.
평등한 교육
여성의 경제적 자립
투표권 확대
사회적 약자 보호
이 모든 것은 당시 사회에서는 ‘미래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미래를 지금 현재에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고, 바로 이것이 그녀의 혁신성이었다.
케이트의 정신은 오늘날의 뉴질랜드를 만든 동력이기도 하다.
뉴질랜드가 세계적인 ‘선도국’ 범주에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대부분은 바로 이런 전통 때문이다.
5. 1893년, 마침내 세계가 움직였다
케이트 셰퍼드의 활동은 세상에 전례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1893년 9월, 뉴질랜드는 세계 최초로 여성에게 보통선거권을 허용했다.
당시 다른 나라들은 놀랐다.
영국과 미국은 자신들이 더 먼저일 줄 생각했다.
그러나 뉴질랜드는 이미 미래에 와 있었다.
서명을 제출하던 날, 케이트는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는 단지 투표권을 돌려받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그 말은 지금도 울림이 크다.
6. 케이트 셰퍼드가 남긴 핵심 가치 5가지
평등: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민주주의
연대: 혼자가 아닌 모두가 함께 움직이는 변화
유머; 갈등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지혜
끈기; 10년을 밀어붙인 불굴의 정신
혁신; 당시로서는 ‘미래형 사회 디자인’을 꿈꾼 감각
케이트 셰퍼드는 단지 여성의 투표권을 얻은 사람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그녀는 우리에게 늘 묻고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불평등을 그냥 지나치고 있나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2025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