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올해 새로 임대계약을 체결한 임차인 중 최소 3분의 1 이상이 이전 세입자보다 낮은 임대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개발부(HUD) 대변인은 1월 1일 이후 신규 임대계약 중 약 30%가 이전 임대계약 당시 처음 책정된 주간 임대료보다 낮은 금액을 지불한다고 밝혔다.
이번 통계는 이전 임대계약 종료일부터 신규 임대계약 시작일까지 최대 500일 이내인 약 3만 3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집계됐다. 대변인은 더 낮은 임대료로 재계약된 경우가 실제 이보다 많겠지만, 보증금 자료상 확인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41%는 이전 계약과 임대료가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HUD는 강력한 건설활동과 이민 둔화라는 배경 아래 임대료 상승률이 서서히 누그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오클랜드와 웰링턴 임대료는 지난 1년간 하락세를 보였으며, 캔터베리는 최근 6개월간 임대료가 내리기 시작했다. 2025년 7월 기준 전국 임대료 인플레이션 지수(HUD-RPI)는 전년 동기 대비 0.1% 하락했다.
부동산 중개사 바풋앤톰슨(Barfoot & Thompson)에 따르면 등록 임대 물건 중 일부는 세입자 유치를 위해 임대료를 인하했다. 자산관리 담당 이사 아닐 아나는 “약 62%는 최초 제시 임대료 수준에 임대됐고, 38%는 이보다 낮은 임대료에 계약됐다”며 이 비율은 최근 12~16개월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투자 코치 스티븐 구디는 이 추세가 이민자 감소 및 신규 주택 과잉 공급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임차인에겐 좋은 소식이나, 높은 이자와 보험료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 임대주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탈리티(Cotality) 수석 부동산 경제학자 켈빈 데이비슨도 임대 시장이 임차인 우위임을 인정하면서 “새 임대계약에 들어가는 세입자는 보통 이전 임차인보다 낮은 임대료를 낸다”고 말했다.
MBIE(산업혁신고용부) 자료에 따르면 오클랜드와 웰링턴 임대료는 연간 약 2% 하락했다. 데이비슨은 비록 하락률이 크지 않지만 임대료 하락은 흔치 않은 현상이라며, 근시일 내에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임대료는 여전히 가계 소득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계청(Stats NZ) 집계에 따르면 기존 임대계약까지 포함된 주택 임대료는 2025년 8월까지 1년간 2.1% 상승했으며, 이 수치가 2%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3월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뉴질랜드 임대 시장은 다소 혼재된 신호를 보이지만, 신규 임대료 하락은 임대주들이 세입자 확보를 위해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음을 반영한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