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과 신뢰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나라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발표된 KPMG의 ‘Trust in Artificial Intelligence Global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 응답자의 37%만이 AI가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사용된다고 믿고 있으며, AI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답한 고용주는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는 조사 대상 47개국 중 최하위권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도 AI를 신뢰하는 데 신중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조사 대상 4만 8천여 명 중 54%가 AI 신뢰에 ‘조심스럽다’고 답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노르웨이, 스페인, 이스라엘, 싱가포르가 50% 이상으로 신뢰도가 높았지만, 핀란드와 일본(25~28%) 그리고 뉴질랜드와 호주(15~17%)는 AI 도입과 신뢰 모두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캔터베리 대학교의 Megan Blakely 박사는 “뉴질랜드는 대면 소통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기계나 로봇을 쉽게 신뢰하지 않는다”며, “빠르게 도입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나친 신뢰도 문제지만, 현재 뉴질랜드는 ‘과소신뢰’ 단계에 있어 오히려 기업들이 직원 교육과 AI 도입을 더 신중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Blakely 박사는 “AI 도입을 서두르지 않으면, 그 영향과 문제점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며, “변화를 천천히 관리하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조직에 맞는 최적의 방식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질랜드의 AI 도입에는 마오리(Māori) 문화와 전통도 중요한 변수다. Blakely 박사는 “마오리의 리더십 원칙인 ‘랑가티라탕가(Rangatiratanga)’는 공동체와 땅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중시한다”며, AI 도입 시 마오리 원로와 공동체의 의견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마오리 문화에서는 생과 사의 구분이 엄격해, 고인이 된 이들의 데이터 저장이 금기일 수 있다. 그는 “아직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화적 적합성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Source: H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