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스트처치의 최고령 주민 중 한 명이었던 할머니가 107세로 별세했다.
지난 4월 12일 아이비 서덜랜드(Ivy Sutherland)는 108번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오랜 친구는 서덜랜드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배려심도 깊은 사람이었다면서, 그 나이까지 살 줄은 본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친구는 서덜랜드가 85살이 됐을 무렵부터 매년 은행에 들러, 내년에는 내가 세상에 없으니까 나를 못 볼 거라는 농담을 던지곤 했다면서, 농담이 이후 20년이 넘도록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1917년 7월 1일 애시버턴에서 태어난 서덜랜드는, 대공황 시기에 마을 중심에 흙길이 하나뿐일 정도로 외진 사우스 캔터베리의 시골에서 자랐다.
서덜랜드는 1930년대 초 가족과 함께 더 나은 기회를 찾아 마운트 플레전트(Mt. Pleasant)로 이주한 후 정육점에서 일했으며 주로 작은 업체의 경리 직원으로 대부분의 직장 생활을 했다.
부모가 1960~70년대에 세상을 떠난 뒤에도 그는 가족의 집에서 계속 혼자 살았으며 결혼이나 자녀 없이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친구는 그가 젊은 시절에는 부모를 돌보는 데 삶을 바치는 바람에 배우자 찾을 기회를 놓친 것 같다면서, 결혼했으면 훌륭한 어머니가 되었겠지만 운명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00세를 넘길 무렵 그는 남편이나 아이들 걱정 없이 독신으로 산 덕분에 수명이 늘었는지도 모른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장수 비결은 걷기와 자전거 타기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친구는 그가 평생 차도 없이 늘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했다면서, 90세 무렵에 장을 본 물건을 들고 언덕을 걸어 올라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를 25년 전 세인트 올반스(St. Albans)의 ‘엠파워(Empower) 교회’에서 처음 만났으며 그때부터 그가 빛나기 시작했다면서, 처음엔 외로웠지만 교회에 온 뒤부터 유쾌하고 사랑스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즐기는 모습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한 서덜랜드는 절약하는 성격이었지만 기부에는 관대했는데, 105세까지 독립적으로 생활하다가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요양원에서 살다 치매 관련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으며 장례식은 사망 이틀 뒤 오래 다녔던 교회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