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장관 시메온 브라운이 전국 의사 파업을 앞두고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비윤리적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법 개정 가능성까지 언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브라운 장관은 최근 열린 의사 연례회의 연설에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으로 윤리적 선을 넘었다”고 말하며 파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의사노조는 다음 주 예정된 대규모 파업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인력 부족, 거울을 보라”
환자단체(Patient Voice Aotearoa)의 대표 말콤 멀홀랜드는 장관의 발언을 “한심하다(pathetic)”고 비판했다.
그는 “의사와 간호사가 파업하는 이유는 단 하나, 일할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장관은 윤리 문제를 말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멀홀랜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의사들의 파업을 지지한다며 “환자들도 지금의 보건 시스템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망치고 있다는 걸 안다. 책임은 정부에 있으며,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 ASMS 페이스북페이지
장관 “환자에게 피해, 윤리선 넘었다”
브라운 장관은 금요일 라디오 뉴질랜드 모닝리포트 인터뷰에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잇따른 파업은 환자들에게 장기적인 피해를 준다”며 “의사들은 환자를 돌볼 의무가 있는데, 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윤리적 선을 넘는 일”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장관은 협상이나 중재를 통해 해결하길 원한다며 정부가 최근 제시한 16개월간 5% 임금 인상안을 노조가 거부했다고 밝혔다.
장관은 “파업은 합법적인 권리이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서비스의 경우 법 개정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업이 계속된다면 그런 조치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가능한 한 대화로 해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사와 의료진의 파업을 두고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노동당 보건담당 의원 아예샤 베랄은 보건부 장관 시메온 브라운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RNZ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운 장관은 성숙해져야 한다.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자극적인 발언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협상이 진행 중인데 파업권을 제한하겠다는 위협은 성실한 교섭 태도와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베랄 의원은 보건부 장관의 이런 태도가 협상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신 상황을 진정시키고 대화를 이어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진은 환자를 잊지 않았다”
전문의협회(ASMS:Association of Salaried Medical Specialists)의 사라 돌턴 사무국장도 브라운 장관의 발언에 반박했다. 그녀는 “의료진이 환자를 잊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환자를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이번 파업의 핵심 이유”라고 말했다.
돌턴은 “의사들은 파업을 원하지 않지만,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이미 훨씬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운 장관이 노조가 협상장에서 떠났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한 달간 노조가 두 차례 대화를 요청했음에도 보건부가 모두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역대 최대 규모 ‘메가 스트라이크’ 예고
이번 파업은 수십 년 만의 최대 규모 ‘메가 스트라이크(mega strike)’로 불리며, 의사 외에도 간호사, 치과의사, 보건 인력, 교사 등 약 10만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파업은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며, 의료계와 정부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