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가 이번 주 중국을 공식 방문하면서, 양국 간의 경제 협력과 관광 교류, 외교적 이해 증진에 있어 다방면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방문은 뉴질랜드의 주요 교역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재확인하고 실질적인 협력 조치를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중국은 현재 뉴질랜드 최대의 교역국으로, 2024년 기준 뉴질랜드의 대중국 수출액은 208억5천만 뉴질랜드달러에 달했다. 럭슨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농산물, 식음료, 목재 등 기존 품목 외에도 기후변화 대응 기술, 스마트 인프라, 디지털 산업 등 미래지향적 분야에서의 협력도 제안했다. 이에 중국 측도 과학기술 및 지속 가능한 산업 개발을 중심으로 협력 확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인의 뉴질랜드 방문 장벽을 낮추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비자 제도 개선도 논의되었다.
오는 11월부터 시행 예정인 '시범 무비자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 비자를 보유한 중국인이 뉴질랜드에 무비자 입국할 수 있게 되며, 이는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또한 중국 국적자가 뉴질랜드 공항을 경유할 때 기존 트랜짓 비자 대신 전자여행허가(NZETA)를 통해 간소화된 입국 절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비용 절감과 여행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중국 동방항공이 오클랜드 노선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항공편 접근성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코로나19 이후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 및 유학생 수를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럭슨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뉴질랜드가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관계에서 자주성과 존중을 기반으로 한 협력 구조를 고수할 것임을 밝혔다. 중국 측도 지역 안정을 위한 협력의지를 밝히며, 양국은 상호 존중의 원칙 아래 공동 의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는 최근 쿡 제도가 중국과 체결한 인프라 협약과 관련하여,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된 점을 문제 삼아 약 1,820만 뉴질랜드달러 규모의 지원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럭슨 총리는 이번 중국 방문 중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하며, 태평양 도서국과의 소통 및 투명한 협력을 요구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이 단순한 외교행사를 넘어, 실제적인 제도 변화와 산업 간 협력을 이끌어낸 점에서 ‘실속 있는 외교’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경제적 연결고리를 넓히면서도 뉴질랜드의 독립성과 가치를 지켜내는 균형 감각이 돋보였다는 분석이다.
뉴질랜드 정부는 향후 몇 달간 수출 실적, 관광객 유입, 유학생 등록 등의 흐름을 모니터링하며 이번 방문의 실질적 성과를 평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