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광고업계가 세계 최대 광고제인 칸 라이언스 2025(Cannes Lions 2025)에서 금상(Gold Lion)과 그랑프리(Grand Prix for Good)를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수상의 주인공은 뉴질랜드 헐페스 재단(New Zealand Herpes Foundation)과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모션 시크니스(Motion Sickness), 프로덕션사 FINCH가 협업한 공익 캠페인 ‘The Best Place in the World to Have Herpes’(‘헐페스에 걸리기 가장 좋은 나라, 뉴질랜드’). 이 캠페인은 ‘Lions Health and United Nations Foundation Grand Prix for Good’와 ‘Health & Wellness Gold Lion’ 등 주요 부문에서 최고 영예를 안았다.
2024년 10월 세계 헐페스 인식의 날(Global Herpes Awareness Day)에 맞춰 론칭된 이 캠페인은, 헐페스(헤르페스)라는 흔하지만 대체로 무해한 바이러스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깨는 것을 목표로 했다. 뉴질랜드 유명 인사들이 출연한 온라인 교육 영상 시리즈와,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헐페스 낙인 지수’ 글로벌 리더보드를 도입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헐페스에 걸리기 가장 좋은 나라가 되자”는 파격적 슬로건을 내세워, 헐페스에 대한 인식 개선을 ‘국가적 자긍심 회복’과 연결하는 독특한 전략을 펼쳤다. 8주 만에 뉴질랜드는 전 세계 10개국 중 ‘헐페스 낙인 지수’ 1위에 올랐다.
칸 라이언스 심사위원단은 “올해의 수상작은 유머를 통해 금기와 낙인을 정면으로 다뤘다”며 “대담한 전략과 창의성, 그리고 유쾌한 접근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캠페인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샘 스터치버리(Sam Stuchbury)는 “전 세계 무대에서 뉴질랜드의 창의성과 헐페스 인식 개선 노력이 인정받아 영광”이라며 “용기 있는 클라이언트, 세계적 수준의 비전통적 크리에이티브, 뉴질랜드 아이콘들의 힘이 결합된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캠페인 종료 후, 교육 과정을 이수한 참가자의 86%가 “이제 헐페스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진단받아도 대처법을 알겠다”고 답하는 등 실질적 태도 변화도 확인됐다.
이 캠페인은 유머와 교육, 데이터, 국민적 자긍심을 결합해 공중보건 캠페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