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주요 5대 은행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 RBNZ)에서 빌린 92억 달러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 대출은 2020년 말 도입된 ‘Funding for Lending Programme(FLP)’를 통해 제공된 것으로, 당시 경기 부양과 대출금리 인하를 목표로 시행됐다.
FLP는 RBNZ가 공식 기준금리(OCR)로 은행에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으로, 3년 만기 조건이었다. 은행들은 이 자금을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왔으며, 프로그램 전체로는 약 190억 달러가 공급됐다. 이번에 상환해야 할 92억 달러는 만기가 도래한 자금으로, 은행권의 자금조달 구조에 단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상환이 은행의 자금 비용 상승, 일부 대출금리 인상 압력, 그리고 자금시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뉴질랜드 은행권은 최근 금융안정성 보고서에서 “충분한 자본과 유동성 버퍼를 갖추고 있어 신용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받았다.
FLP는 팬데믹 초기 경기침체를 막고, 가계·기업의 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기준금리는 0.25%로 사상 최저치였으나, 최근에는 5%대까지 인상된 상황이다. FLP의 만기 상환은 코로나19 금융정책이 본격적으로 종료됨을 의미하며, 은행권의 자금조달 환경이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