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인들이 은행 거래계좌에 현금을 묵혀두면서 연간 12억 뉴질랜드 달러(약 1조 원)에 달하는 이자 수익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모기지 중개업체 스쿼럴(Squirrel)의 CEO 데이비드 커닝햄은 “코로나 이전보다 거래계좌에 훨씬 더 많은 돈이 쌓여 있다”며 “이 중 대부분이 이자가 전혀 붙지 않는 계좌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거래계좌 잔액은 코로나 이전 약 280억 달러에서 팬데믹 중 53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370억 달러까지 줄었다가 다시 390억 달러로 늘었다. 커닝햄은 “거의 대부분이 연 0% 이자를 받는다”며 “이 돈을 연 3% 이자가 붙는 계좌로 옮기면 연간 약 12억 달러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닝햄은 “항상 일정 금액은 거래계좌에 남겨둬야 하지만, 상당 부분은 ‘게으른 돈(lazy money)’”이라며 “이런 현상은 고객의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은행 입장에선 이 돈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은행들이 고객이 로그인할 때마다 ‘거래계좌에 2만 달러가 있는데, 이자를 받으려면 저축계좌로 옮기라’고 안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시 대학의 은행 전문가 클레어 매튜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접근성 때문에 거래계좌에 돈을 넣어두지만, 실제로는 저축계좌 이자가 꽤 쏠쏠할 수 있다”며 “수수료나 이자에 대한 오해, 또는 단순히 귀찮아서 옮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주요 시중은행들도 정기예금과 저축계좌 금리를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웨스트팩은 일부 정기예금 금리를 0.1%p 내렸고, ASB는 여러 저축상품 금리를 0.2%p 인하해 Headstart 계좌 이자는 2.7%로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거래계좌에 잠든 돈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적지 않은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본인 계좌의 이자율과 잔액을 꼭 점검하라”고 조언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