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으로 넘기기”가 라이프스타일이 된 지금, 건강한 연애는 더 어려워졌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이성을 만날 수 있는 시대. 몇 번의 스와이프와 이모티콘만으로 데이트 약속까지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편리해진 연애 방식은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고민과 문제를 낳고 있다.
연애 앱은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그만큼 거리감도 만든다. 프로필에는 멋진 사진과 짧은 자기소개만 남고, 실제의 모습과 진심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을 ‘콘텐츠’처럼 소비한다. “이 사람은 패스, 저 사람은 보류…” 끝없는 선택지 속에서 진짜 만남의 노력은 점점 줄어든다.
실제로 약 75%의 이용자들이 연애 앱에 ‘번아웃’과 피로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대면 대화보다 스크린 뒤에 숨는 것이 더 쉬워졌고, 불편한 대화를 피하기 위해 ‘고스팅’(연락 두절)도 흔해졌다.
이로 인해 실제 만남에서는 대화 능력이 떨어지고, 감정 표현도 서툴러진다는 지적이 많다.
많은 이들이 연애 앱을 심심풀이로 사용한다. 매칭은 되지만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고, 대화만 이어가다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많다.
행동과학자 제스 카비노 박사는 “많은 이용자들이 진짜 연애보다 ‘인정받는 기분’이나 도파민(뇌의 보상 호르몬) 자극을 위해 앱을 쓴다”고 분석한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현실에서 관계를 맺으려는 동기 자체가 약해진다.
연애 앱의 알고리즘은 취향, 성격, 취미까지 맞춰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머 코드, 미묘한 설렘, 어려운 순간에 보이는 태도 등 ‘진짜 케미’는 데이터로 예측할 수 없다.
관계는 DM(메시지)이 아니라, 직접 만나고 경험을 공유하며 쌓아가는 것임을 잊기 쉽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연애 앱은 도파민 분비를 자극해 중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거절당하거나 ‘고스팅’ 당했을 때는 자존감이 하락하고, 불안과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외로움, 불안, 정신건강 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애 앱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랑을 찾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앱에만 의존하면, 진짜 만남과 노력, 관계의 깊이를 잃어버릴 수 있다.
연애 앱에 지쳤다면 잠시 쉬어가도 좋다.
친구에게 소개팅을 부탁하거나, 직접 오프라인 모임에 참여해보자.
대화와 만남 자체를 즐기고,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