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보름달

[독자 기고] 보름달

0 개 2,681 KoreaPost

우리 선조들에게 보름달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가 양력이라면 달은 음력 에너지의 근원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이 다방면에서 사용해 온 음양설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의 여인들에게는 아이의 출산과 관련하여 달의 정기를 흠뻑 마시게 하는 풍속이 성행되었다. 아이를 출산하지 못한 여인네나, 남편의 살 속 사랑이 미흡한 여인들은 보름달이 뜬 심야의 구석진 곳을 찾아 옷을 풀어 헤치고 달의 정기를 가슴속 깊이 흡입하는 흡월정(吸月精) 풍속이 전래되었다. 여인들은 소원을 빌면서 달을 똑바로 쳐다보고 숨을 크게 들이켜기를 아홉 번씩 아홉 차례, 곧 81번을 기통(氣通)시키면서 기력을 보강하기도 했다.
 
아무리 엄한 가정이라도 평소 지붕 밑에 가두어 놓고 살게 하는 여인들을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다리 밟기’니 ‘직성풀이’니 하여 서슴없이 야밤에 여인을 밖으로 내보내 달의 정기를 마시게 하는데 인색하지 않았고, 또한 이 날 만큼은 목숨보다 중히 여기는 유교적 예의범절을 따지지 않았다.
 
또한 우리 조상들은 ‘달은 악령을 추방하는데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나경’이라고 하여 정월 대보름 날, 양반들은 건장한 머슴을 불러 발가벗긴 뒤 논밭을 갈게 하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일련의 섹스 보너스로 인한 악령 추방을 기원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달이 여성에 속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풍속은 비단 대한민국에만 전래되는 것이 아니다.
북구 지방에서는 보름달이 걸린 밤에 여자들이 나체가 되어 씨앗을 뿌렸고, 인도에서는 여자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밭을 가는 기속이 있다. 이는 수확을 해치는 악령에게 섹스를 제공함으로써 달래서 보내기 위함이었는데, 이 나라에서는 달이 남성에 속한다고 믿고 있어 우리의 정서와는 다소 다르지만 행실은 대등 소이함을 볼 수 있다.
보름달은 쳐다보기만 해도 탐스러운데 이렇듯 소원을 빌고 악령을 추방하는 음의 기원으로도 동서를 막론하고 인간에게 주는 의미가 깊다.
 
그래서 한국의 주요 명절들은 보름달이 휘영청 하늘에 걸린 날 들이다. 설날이 그렇고 대보름날은 물론, 추석이 그러하다.
 
고국을 떠나 해외생활을 한지 벌써 25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국에서 3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5년, 그리고 뉴질랜드에서의 생활이 20년째에 들어섰으니 돌이켜 보면 필자는 참으로 남다른 역마살이 뻗친 팔자에 유랑의 인생을 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설날이나 추석과 같은 고국의 대 명절 때가 되면 더욱 향수에 젖어 심한 우울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해외 생활을 하다 보니 보고 싶은 일가친척과 친구들은 물론이요, 친 형제간끼리도 세월이 흐르면서 저절로 담이 쌓여지는 듯하여 몸부림을 친다.
 
우리 고유명절인 대보름날을 며칠 남긴 지금, 뉴질랜드 밤 하늘에도 커다란 보름달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보는 저 보름달에도 토끼가 방아를 찢고 있으며, 얼마나 크고 탐스러운지 이를 보는 순간 울컥한 마음으로 향수에 젖어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옛날 한국에서의 잊지 못할 나만의 추억에 잠기고 만다.
 
설날이 지나 대보름을 맞이하여 휘영청 큰 보름달이 뜨는 밤을 맞이할 우리는, 과거 달을 쳐다보면서 여인들이 출산을 기원하고 농부들이 수확을 기원했듯이 지금껏 고생했던 이민생활이 다소라도 윤택해 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유종옥 / Private Investigator

뉴질랜드, 제22기 평통 공식 출범… "긴밀 소통·평화 공존" 다짐

댓글 0 | 조회 131 | 2시간전
제22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뉴질랜드… 더보기

중국 경제 부진에 뉴질랜드달러, 0.5800 아래로 하락

댓글 0 | 조회 686 | 7시간전
15일 아시아 시장에서 뉴질랜드달러/… 더보기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서 실종자 두 명 시신 수습

댓글 0 | 조회 723 | 9시간전
뉴질랜드 경찰은 13일(토) 오후 7… 더보기

"2025년 뉴질랜드 경기 침체는 없었다”…

댓글 0 | 조회 849 | 11시간전
뉴질랜드의 2025년 경제 성과가 그… 더보기

뉴질랜드 고용시장 회복세 지속…구인광고 1% 증가, 연간 9% 상승

댓글 0 | 조회 296 | 11시간전
뉴질랜드의 고용시장이 점진적인 회복 … 더보기

남섬부터 북섬까지, 이번 주 강한 비·바람·급격한 추위

댓글 0 | 조회 783 | 11시간전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번 주, 뉴질랜드… 더보기

은행들, 3분기 GDP 회복 전망… 그러나 통화정책 영향은 제한적

댓글 0 | 조회 212 | 11시간전
뉴질랜드 주요 은행들이 9월분 국내총… 더보기

WOF 검사 주기 완화, 차량 수리비 상승 우려

댓글 0 | 조회 784 | 11시간전
뉴질랜드 정부가 추진 중인 차량 검사… 더보기

뉴질랜드 11월 신용카드 소비, 1.2% 증가… 가계 신뢰 회복 신호

댓글 0 | 조회 116 | 11시간전
11월 뉴질랜드 신용카드 소비가 1.… 더보기

청소년 4명, 헨더슨 밸리서 도난 차량 운전하다 경찰에 검거

댓글 0 | 조회 229 | 11시간전
지난 밤, 오클랜드 헨더슨 밸리에서 … 더보기

뉴질랜드 주택가격, 동네 경계만 달라도 천차만별

댓글 0 | 조회 1,182 | 17시간전
오클랜드 등 주요 도시에서 인접한 동… 더보기

130만 건 넘는 여권 만료 임박… 정부, 조기 갱신 권고

댓글 0 | 조회 774 | 17시간전
오는 2년간 130만 건이 넘는 뉴질… 더보기

연말, 돈 걱정 덜고 즐겁게 보내는 방법… 전문가들의 실속 팁

댓글 0 | 조회 636 | 17시간전
연말 연시를 앞두고 선물, 파티, 여… 더보기

남섬 여러 지역, 주 초반 강한 비바람 예보

댓글 0 | 조회 530 | 1일전
이번 주 초 남섬 여러 지역에 강한 … 더보기

12월 14일 일요일, NZ 뉴스 요약

댓글 0 | 조회 920 | 1일전
오클랜드 대중교통, 대학생 할인 40… 더보기

뉴질랜드 밤하늘에 연중 최고 유성우 등장, 일요일 밤부터 관측 가능

댓글 0 | 조회 1,793 | 1일전
뉴질랜드 전역의 밤하늘에서 연중 가장… 더보기

키위뱅크, 2026년 경제 회복 전망…수출·내수 시장 모두 활성화 기대

댓글 0 | 조회 803 | 2일전
뉴질랜드 경제가 2026년에 본격적인… 더보기

연말 택배 도난 막는 방법…경찰, 주의 당부

댓글 0 | 조회 806 | 2일전
연말 선물 시즌이 다가오면서 택배 도… 더보기

이번 주 오클랜드 추천 이벤트

댓글 0 | 조회 680 | 2일전
12월의 오클랜드는 조금 특별합니다.… 더보기

뉴질랜드 ‘가장 인심 좋은 도시’는 ?

댓글 0 | 조회 1,379 | 2일전
2025년 뉴질랜드에서 가장 ‘인심이… 더보기

노스쇼어 글렌필드, 대형 주택 화재

댓글 0 | 조회 1,895 | 2일전
토요일 오후, 오클랜드 노스쇼어 글렌… 더보기

12월 13일 토요일, NZ 뉴스 요약

댓글 0 | 조회 821 | 2일전
소비 회복 신호, “올해 지갑 더 열… 더보기

오클랜드 비치헤이븐 주택 화재…소방대 5개 팀 투입

댓글 0 | 조회 1,029 | 2일전
오클랜드 노스쇼어의 비치헤이븐 지역에… 더보기

오클랜드 알바니 상가 강도 사건 1시간 만에 용의자 전원 검거

댓글 0 | 조회 2,272 | 2일전
오클랜드 알바니 지역에서 상가 강도 … 더보기

경찰, 마약 공급책 자산 압류 성공…65만 달러 불법이득 몰수

댓글 0 | 조회 728 | 3일전
웨인 나마나(Wayne Namana)…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