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부유층과 리치리스트(Rich List) 인사들이 수백만 달러에서 수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가 앤드루 반스(Andrew Barnes)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약 2,270만 뉴질랜드달러(1,000만 파운드)를 기부하며 다시 한번 뉴질랜드 자선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가 앞으로 25년 동안 약 1조6,000억 달러 규모의 세대 간 자산 이전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자선기부와 사회 환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유명 기업인이자 ‘주 4일 근무제’ 운동으로 잘 알려진 앤드루 반스는 최근 케임브리지대학교에 1,000만 파운드를 기부했다.
기부금은 ‘샬럿 록하트 정밀 유방암 연구소(Charlotte Lockhart Precision Breast Cancer Institute)’ 설립에 사용된다.
이번 기부의 배경은 매우 개인적이다. 반스의 파트너인 샬럿 록하트가 2021년 4기 유방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의료진은 그녀에게 약 53개월의 생존 기간을 예상했다. 반스는 “사랑하는 사람이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며 연구 지원을 통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암을 완전히 치료하지 못하더라도 통제 가능한 질병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돈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부자들의 기부 규모는 얼마나 될까?
올해 발표된 2026년 NBR 리치리스트에 따르면 뉴질랜드 상위 부유층 150명의 총 자산은 1,29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40년 전 첫 리치리스트가 발표됐을 당시의 53억 달러에서 2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대규모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기업가 닐 플로우먼(Neal Plowman)과 아네트 플로우먼(Annette Plowman) 부부가 향후 10년 동안 자연보호 사업에 1억5,000만 달러를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부동산 개발업자 데이비드 레빈 경(Sir David Levene)은 오클랜드대학교 뇌 연구센터에 5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뉴질랜드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그레이엄 하트(Graeme Hart)는 오타고대학교 치과대학에 1,00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이 외에도 교육, 의료, 환경보호, 예술 분야에 수많은 개인 및 가족 재단이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기부하게 만드는가?
전문가들은 부유층의 기부 동기를 크게 네 가지로 분석한다.
1. 사회에 대한 책임감
많은 부호들은 자신이 사업을 통해 얻은 성공이 사회와 국가의 기반 위에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재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의무’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2. 직접 경험한 문제 해결
가장 강력한 동기 중 하나는 개인적 경험이다.
앤드루 반스의 경우처럼 가족이 암을 겪었거나, 가까운 사람이 특정 질병이나 사회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기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3. 다음 세대에 대한 투자
기부는 단순한 자선행위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로도 인식된다.
교육과 연구 분야에 대한 지원은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믿음 때문이다.
4. 기부 자체의 만족감
심리학 연구에서는 타인을 돕는 행동이 기부자 자신의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여러 자선가들은 “기부가 큰 보람을 준다”고 공개적으로 말해 왔다.
뉴질랜드의 기부 문화는 성장할까?
최근 뉴질랜드 자선단체들은 정부의 세액공제 제도 변화가 대규모 기부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는 기부금에 대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 기부에 대한 혜택을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반면 자선단체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진행될 대규모 자산 이전이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큰 기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향후 25년 동안 약 1조6,000억 달러가 다음 세대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