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공급 부족 사태로 양모와 양고기 가격이 동시에 폭등하면서 오랜 기간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뉴질랜드 양축 농가들 사이에 낙관론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특히 헉스베이(Hawke's Bay) 지역 농가들은 수년간의 적자 운영 끝에 찾아온 이번 호황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의 양모 가격 급등은 이란발 중동 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경색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동발 석유 위기로 인해 석유화학 기반의 합성 섬유 제조 비용이 치솟으면서, 천연 양모가 강력한 반사이익을 얻은 것도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낙찰가는 지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오늘 개최된 네이피어 경매장은 동부 해안(East Coast)산 프리미엄 양모를 확보하려는 입찰자들의 경쟁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경매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 이날 양모 가격은 킬로그램(kg)당 6.20달러(NZD)라는 최고가를 기록했다.
켈스 울(Kells Wool)의 리처드 켈스 경매 매니저는 이번 결과에 대해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수준이며, 마치 우주 공간에 와 있는 듯한 경이로운 수치"라며 극찬했다. 이 지역 양모는 기후적 특성 덕분에 섬유가 두껍고 튼튼해 카펫, 매트, 인테리어 가구용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매 호조가 과거 '양들의 나라'로 명성이 높았던 뉴질랜드의 양 개체 수 회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켈스 매니저는 "지난 10년간 양모 가격이 바닥을 치면서 많은 농가가 생계를 위해 업종을 바꾸어야 했다"며 "이번 가격 상승이 양 사육 두수를 다시 늘리는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들이 푸른 언덕 위의 양들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쇼핑 리스트에 양모 제품을 꼭 넣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모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농가들은 마침내 수년간의 손실을 메우고 이윤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센트럴 헉스베이의 여성 농민 앤지 맬컴(Angie Malcolm)은 양모가 가진 완벽한 가치를 강조하며 이러한 상승 추세가 지속되기를 희망했다. 맬컴 씨는 "양모 가격이 마침내 반등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양모는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최고의 제품이며, 양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깎아주어야 하는 천연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불과 2년 전만 해도 킬로그램당 2달러에 불과했고 지난해에는 3.20달러였는데, 마침내 6달러 선을 돌파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어 감격스럽다"며 "농업에 늘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솔직히 적자가 심할 때는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틴 보람이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