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한 뉴질랜드 고용 시장에서 퇴사를 선언한 직원에게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해 붙잡는 ‘카운터오퍼(역제안)’가 보편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았으나, 그 장기적 실효성을 두고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글로벌 인사 채용 컨설팅 기업 로버트 하프(Robert Half)가 발표한 ‘2026 연봉 가이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고용주의 무려 95%가 지난 1년간 타사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은 직원에게 퇴사를 막기 위한 카운터오퍼를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카운터오퍼를 받아들이고 잔류한 직원 중 37%는 결국 12개월 이내에 회사를 떠났으며, 8%는 제안을 아예 거절하고 곧바로 퇴사했다. 이는 카운터오퍼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을 뒷받침한다.
반면, 카운터오퍼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고용주는 1%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4%는 지난 1년간 카운터오퍼를 제시할 상황 자체가 없었다고 답했다.
치열한 구인 시장에서 카운터오퍼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각은 단기적 필요성과 장기적 효과 사이에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의 인식은 다음과 같이 분산됐다.
43%: 인재 부족 시장에서 핵심 인재를 지키기 위한 ‘가치 있는 도구’이다.
30%: 내부의 깊은 문제를 거의 해결하지 못하는 ‘단기 처방’일 뿐이다.
24%: 임금 경쟁 심화에 어쩔 수 없이 대응해야 하는 ‘필수적인 전술’이다.
2%: 카운터오퍼 자체를 기피한다.
1%: 명확한 입장이나 공식 지침이 없다.
직원 이직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우선순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는 직원이 사직서를 내기 전에 퇴사 가능성을 낮추는 ‘선제적(Proactive) 유지 전략’에 집중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평상시 커리어 발전 기회 제공, 정기적인 연봉 검토, 사내 참여도 제고 프로그램 등을 가동하고 있다.
반면, 28%의 기업은 가치 있는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후에야 비로소 카운터오퍼에 의존하는 ‘사후 반응적(Reactive)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나머지 20%는 상황에 따라 두 가지 방식을 혼용하고 있다고 답해, 오늘날 인재 시장의 유동적인 단면을 보여주었다. 이직률이 비즈니스의 큰 고려사항이 아니라고 답한 기업과 잘 모르겠다고 답한 고용주는 각각 2%에 그쳤다.
메건 알렉산더(Megan Alexander) 로버트 하프 뉴질랜드 지사장은 “카운터오퍼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완벽한 해결책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며 “금전적 보상이 초기 잔류 결정에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근속은 커리어 성장, 사내 문화, 전반적인 직무 몰입도 같은 더 넓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용주들은 카운터오퍼를 미래지향적인 인재 유지 전략을 대체할 수단이 아닌, 단기적인 처방으로만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렉산더 지사장은 이어 “숙련된 인재를 잡기 위한 경쟁이 지속되면서 고용주들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카운터오퍼 같은 급조된 해결책은 이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선도적인 기업들은 직원이 이직의 유혹을 받기 전부터 커리어 경로를 설계하고, 급여를 정기적으로 검토하며, 투명한 소통을 유지함으로써 애사심을 강화하는 장기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ource: Robert Ha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