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두 달 연속 가파르게 상승하던 뉴질랜드의 유가가 지난 5월 들어 소폭 하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제 낙농가 상승의 영향으로 우유를 비롯한 장바구니 물가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으며, 중앙은행의 내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질랜드 통계청(Stats NZ)이 발표한 최신 '선택물가지수(SPI)'에 따르면, 지난 4월 대비 5월 기준 휘발유 가격은 3.8%, 경유 가격은 11.4% 각각 감소했다. 이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지난 2월부터 두 달간 휘발유가 33.6%, 경유가 94.9% 폭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진정된 수치다. 다만 연간(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는 여전히 휘발유가 28.7%, 경유가 76.8%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SPI는 뉴질랜드 공식 인플레이션 지표인 분기별 소비자물가지수(CPI) 가중치의 약 47%를 차지하는 월간 지표로 식품, 주거 임대료, 교통, 숙박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국내선 항공료는 한 달 새 11.4% 올랐고, 국제선 항공료는 5.5% 상승했다. 통계청의 니콜라 그라우든(Nicola Growden) 대변인은 "5월 항공권 가격 변동은 이 시기의 역사적 추세와 일치한다"며 "항공료는 최대 12개월 전에 설정된 가격을 기반으로 다양한 요인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3월과 4월 사이 보합세를 보였던 식료품 물가는 4월 대비 5월 한 달 동안 1.0% 상승하며 다시 가파른 고개를 들었다. 식료품점 내 가공식품류가 1.0% 올랐고, 과일 및 채소류가 2.5% 상승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특히 전 세계 원유 가격 상승의 여파로 국내 일반 2리터들이 우유 가격이 인상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5월 기준 2리터 우유의 가중 평균 소매 가격은 5.06달러(NZD)로, 전월의 4.86달러에서 눈에 띄게 올랐다. 이 외에도 양다리 고기, 피망, 버터 등의 가격이 올랐고 귤, 박스 초콜릿, 냉동 디저트류는 하락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5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해, 지난 4월의 연간 상승률(2.6%)을 웃돌았다. 육류·가금류·생선류가 1년간 6.9% 올랐고 외식 및 완제품 음식이 3.3% 상승했다.
물가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지난 5월 통화정책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OCR)를 연 2.25%로 동결한 바 있다. 당시 통화정책위원회 내부에서 금리 동결을 주장한 내부 위원 3명과 25bp(0.25%p) 인상을 주장한 사외 위원 3명의 의견이 3대 3으로 팽팽히 맞섰으나, 안나 브레만(Anna Breman) 중앙은행 총재가 의장 특권으로 동결표를 던지며 최종 유지됐다.
현재 뉴질랜드의 연간 인플레이션(1분기 기준)은 3.1%로,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1%~3%, 타깃 2%)를 살짝 웃돌고 있다. 중앙은행은 다가오는 2분기 물가상승률이 4.2%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록 지난달 금리는 동결됐으나, 중앙은행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매파적 시그널을 보냈다. 카렌 실크(Karen Silk) 중앙은행 부총재는 언론 인터뷰에서 향후 금리 인상 주기가 완전히 끝났다고 단정할 수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중동 리스크 등의 변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크 부총재는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뉴질랜드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었다"며 "현재의 물가 충격이 일시적인 것에 그치고 경제가 다시 정상 궤도로 복귀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중앙은행은 오는 7월 8일 기준금리를 재검토할 예정이며, 2분기 공식 CPI 지표는 7월 21일에 발표된다.
Source: interest.co.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