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연체율은 전년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신용카드 대출 연체와 가계 재정난이 급격히 늘고 소비심리도 3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해 가계 금융 회복력에 경고등이 켜졌다.
에퀴팩스 뉴질랜드(Equifax NZ)가 발표한 '2026년 5월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5주 차까지의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신규 주택 구매보다는 금리와 캐시백 혜택을 비교해 대출을 갈아타려는 대환대출(리파이낸싱) 수요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되며, 최근 들어 그 열기도 점차 가라앉는 추세이다.
모기지 보유자들의 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편이다. 지난 3월 기준 30일 이상 연체율(30DPD+)은 전월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0.59%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6%포인트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90일 이상 장기 연체율(90DPD+) 역시 변동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주택담보대출 시장은 아직 전반적인 생계비 위기 여파에서 비껴선 모습을 보였다.
반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시장에서는 뚜렷한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3월 신용카드 대출 연체 및 재정 고난(Hardship) 건수는 전월 대비 13.8% 급증했다. 개인대출 부실 건수 또한 전월보다는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 30.7%나 높은 수준을 기록해, 가계 재정 압박의 일차적인 진원지가 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계 금융 압박은 거시경제 지표 악화와도 맞물려 있다. 유가 상승과 기준금리(OCR) 추가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ANZ-로이모건 소비자신뢰지수는 3월 91.3에서 4월 80.3으로 급락하며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역시 5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유가 상승이 가계와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밸로시티 가치지수(Valocity Value Index)에 따르면 4월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은 0.2% 상승에 그쳤으나, 사우스랜드(4.8%), 웨스트코스트(4.3%), 캔터베리(3.1%) 등 남섬 지역은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는 전년 대비 3.0% 하락했으며 웰링턴과 넬슨도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도시의 부진 원인으로 모기지 금리 압박과 고용시장 둔화(올해 1분기 실업률 5.3%)를 꼽으며, 이로 인해 구매자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었다고 분석했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