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노숙 생활을 전전하던 뉴질랜드의 한 청년이 역경을 딛고 변호사(법정변호사 및 사무변호사)로 임용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Stuff기사에 의하면 올해 33세인 스튜어트 애플비(Stuart Appleby) 씨는 지난주 변호사 자격 취득 선서를 마쳤다. 15세의 나이에 읽기 능력이 7세 수준에 불과했던 소년이 당당히 법조인으로 거듭난 것이다. 과거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정부 보조금(복지 수당)으로 살아가는 것뿐이라고 믿었다"고 회상했다.
'언스쿨링'이라는 방임…천막에서 보낸 청소년기
오클랜드 서부 출신인 애플비 씨의 교육 공백은 5세 때 어머니가 학교를 자퇴시키면서 시작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과거 국가 보호 시설에서 자란 경험 탓에 정부 기관을 극도로 불신했고, 이에 따라 자녀 중심의 자율 학습을 표방하는 '언스쿨링(Unschooling)'을 선택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떠한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는 방치 상태였다.
친척들이 교육부 검사국, 교육부 장관, 아동위원회 등에 교육 공백을 우려하는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했으나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6세 무렵 가족 전체가 노숙자 신세가 되었고, 주거 지원 시설과 공공 임대 주택을 전전하다가 결국 15세 때는 온 가족이 와이타케레 산맥의 천막에서 텐트 생활을 하기에 이르렀다.
인생을 바꾼 탈출과 스승들의 헌신
텐트에서 6개월을 버티던 애플비 씨는 결국 집을 나와 조부모의 품으로 도망쳤다. 그는 "그 결정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후 켈스턴 남고(Kelston Boys' High School)에 입학했으나, 15세 청소년의 읽기 수준은 7세에 머물러 있었다. 다행히 그의 사정을 알게 된 교사들이 집중적으로 학업을 돕고 헌신한 덕분에, 그는 학업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학생회장(Prefect)까지 맡을 수 있게 되었다.
공사판 거쳐 늦깎이 법대생으로…자신만의 능력 입증
고교 졸업 후 학업 배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곧장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친구들의 격려에 힘입어 마침내 법학 공부를 결심했다.
마오리족(Ngāti Pūkenga 부족) 혈통인 그는 마오리 전형으로 쉽게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거절했다. "마오리족이라는 이유로 성취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았고, 오직 내 능력만으로 입학하고 싶었다"는 고집 때문이었다. 결국 일반 전형으로 오클랜드 공과대학교(AUT) 법대에 입학한 그는 2025년 법학사(LLB)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당시 그의 정규 교육 기간은 일반 고등학생보다도 짧았다.
제도적 허점 지적…"교육적으로 소외되는 아동 없어야"
현재 로펌(Davenports West)에서 법률 사무원으로 근무 중인 애플비 씨는 앞으로 형사, 부동산, 고용, 그리고 마오리 관습법(Tikanga Māor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계획이며, 향후 정치권 진출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그는 최근 에리카 스탠포드 교육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홈스쿨링에 대한 정부의 감독 강화를 촉구했다.
"우리 가족의 사례는 재택 교육 감시 체계의 심각한 실패를 드러냈습니다. 친척들이 반복해서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나와 다섯 명의 동생들은 극심한 교육적 박탈 상태에 방치되었습니다. 제도적 안전장치가 없다면 아이들은 수년간 사회의 감시망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 스튜어트 애플비
그는 홈스쿨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강력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아직 장관의 답변은 받지 못한 상태다.
Source: Stu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