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정부가 사회주택(Social Housing)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더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부 저소득 가구는 실질적인 생활비 부담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되면서 논란도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 공영방송 RNZ에 따르면, Chris Bishop 주택부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사회주택 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혁은 향후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며, 정부는 이를 통해 사회주택 지원 대상을 더욱 엄격하게 조정하고, 민간 임대시장으로 이동 가능한 가구들의 자립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숍 장관은 현재 뉴질랜드 사회주택 시스템이 “매우 비효율적이고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슷한 소득 수준의 가구라도 사회주택 거주 여부에 따라 실제 생활 여건 차이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사회주택 거주자는 일반 민간 임대 거주자보다 평균적으로 주거비를 제외하고도 주당 약 105달러를 더 남길 수 있는 구조다.
비숍 장관은 “사회주택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선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정신 건강 문제, 중독, 장애, 가정폭력 피해 등 장기적·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사회주택을 더 집중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개편 과정에서 약 11만1000가구에 대해 주당 평균 14.91달러의 추가 주거 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Accommodation Supplement(주거보조금) 상한을 높여 민간 임대 거주자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주택 거주자들의 임대료 부담도 늘어난다.
현재 사회주택 세입자는 소득의 25%를 임대료로 내고 있는데, 정부는 이를 2027년 4월부터 30%로 올릴 계획이다.
이 조치로 약 8만4000가구는 평균적으로 주당 31달러 정도 더 부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Temporary Additional Support(TAS) 지원금 일부도 축소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총 수억 달러 규모의 재정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숍 장관은 “돈이 무한정 있다면 더 많은 지원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사회주택 거주 기간 제한(duration limits)과 정기 재심사(tenancy reviews) 제도도 검토하고 있다.
즉,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현재 상황을 다시 평가해 민간 임대시장으로 이동 가능한 사람들은 사회주택에서 나와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비숍 장관은 “물론 평생 사회주택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일정 기간 이후에는 충분히 민간 시장에서 생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사회주택 거주자의 약 30% 정도는 민간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또 일부는 이미 시장 임대료 수준을 지불하고 있음에도 사회주택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개혁의 핵심 목표가 “정말 절박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 확보”라고 설명한다.
비숍 장관은 현재 대기자 명단에 있는 정신 건강 문제, 장애, 중독, 가정폭력 피해자 등 취약계층이 더 빨리 사회주택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만약 사회주택 거주자들의 퇴거 및 자립 전환 비율이 10%만 높아져도 향후 10년 동안 약 6000채 이상의 추가 공실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비판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일부 복지단체와 야권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복지 축소를 “자립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생활비 상승과 높은 임대료, 금리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회주택 거주자들의 추가 비용 부담은 저소득층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정부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5% 수준까지 접근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연간 55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주거 지원 지출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비숍 장관은 “지금의 시스템은 비용은 많이 들지만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사회주택 개혁은 단순한 복지 조정을 넘어 뉴질랜드 복지국가 모델 자체를 둘러싼 큰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