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거의 절반에 달하는 꿀벌 군집이 지난 겨울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질랜드 바이오이코노미 사이언스 연구소(Bioeconomy Science Institute)가 실시한 연간 ‘군집 손실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약 50만 개에 가까운 벌통 중 13%인 약 6만 3천 개 군집이 지난 겨울 동안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 2천 명의 양봉가와 14만 8천 개 이상의 벌통이 참여한 조사 결과로, 2025년 겨울 꿀벌 건강에 대한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사에서 가장 큰 문제는 외부 기생충인 바로아 진드기(varroa mite)였다.
전체 벌군 중 건강하게 살아있던 개체의 7%가 바로아 진드기로 인해 겨울에 사라졌으며, 특히 남부 섬 남부(lower South Island) 지역에서 바로아 진드기로 인한 손실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연구소의 주요 경제학자 파이크 스탈만‑브라운(Pike Stahlmann‑Brown)은 “퀸(벌 여왕) 문제·먹이 부족 문제·말벌 피해는 매년 어느 정도 수준이 유지되지만, 바로아 진드기의 손실은 2024년에 잠시 둘어갔다가 2025년에는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바로아 진드기로 인한 손실은 기타 모든 원인(기타 질병·기후·기타 포식자 등)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는 점이 밝혀졌다.
기스본(Gisborne)의 상업 양봉가 배리 포스터(Barry Foster)는 “바로아 진드기 통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특히 다른 벌통의 재침입(재감염)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에 있는 벌통들이 모두 비슷한 시점에 치료를 받는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참여도·조정·협력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포스터는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한 벌통을 ‘varroa bomb(바로아 폭탄)’이라 부르며, 그런 벌통은 진드기가 번식해 주변의 다른 벌통으로 급속히 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벌 군집의 감소는 단순한 꿀 생산 감소에 그치지 않고, 뉴질랜드의 과수·채소 등 원예 산업의 꽃가루 수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농업 전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포스터는 “이것은 양봉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나라 경제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꿀벌이 말벌·hornet 같은 위협적 포식자와의 싸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2024년 봄부터 2025년 겨울 사이에 양봉가들이 1만 2천 개 이상의 말벌 둥지를 파괴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일부 벌집 주인 5명은 지난 한 시즌 동안 최소 500개 이상의 말벌 둥지를 제거했다고 추정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꿀벌 개체 감소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기생충 통제·지역 협력·양봉가의 역할 확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정책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사례로 평가된다. 양봉가와 정부는 앞으로 바로아 진드기 대응 전략 강화·지역별 동시 방제·말벌·hornet 방역까지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Source: 1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