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시각장애인 마라토너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마라톤 2개 대회를 일주일 안에 연속으로 완주하는 데 도전한다.
주인공은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폴 바클레이(Paul Barclay).
그는 4월 말에 미국에서 열리는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한 후 불과 6일 뒤에는 ‘런던 마라톤’에도 잇달아 참가해 뉴질랜드 시각 장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 5대 마라톤 대회 완주에 도전한다.
올해 60세인 그는 약 40년 전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는데, 언론 인터뷰에서, 시력이 살아 있을 때 운동을 많이 했었지만 시력을 잃고 나서는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장애인 크리켓과 ‘골볼(goalball)’에서 뉴질랜드를 대표하다가 50대 초반부터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스포츠는 새로운 차원의 독립성을 준다면서, 달리기는 다른 스포츠처럼 많은 사람이 아닌 길을 안내해 줄 단 한 사람만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2018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이해 13번의 마라톤과 20회 이상의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으며, 지난 2025년에는 베를린과 뉴욕 마라톤에도 참가했다.
뉴욕에서의 경험으로 보스턴 마라톤 참가 자격도 얻었고, 처음에는 추첨에서 탈락했지만 장애인 달리기 단체인 ‘아킬레스 뉴질랜드(Achilles NZ)’를 통해 런던 마라톤에 참가할 막판 기회도 잡았다.
2개의 주요 마라톤 대회를 연달아 완주하는 것은 특별한 도전인데, 이를 미지의 영역이라고 표현한 그는 두 차례 달리기를 위해 한 경기를 할 때와 똑같이 훈련했지만 6일 후 또 다른 달리기가 있으니까 무리하지 않으려 신경 쓴다고 말했다.
그는 대서양 양쪽에서 열리는 두 경주에 모두 참가하는 것은 큰 도전이지만 다시는 없을 기회이기도 하다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7대 마라톤 대회를 모두 완주한 최초의 시각장애인 뉴질랜드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과 뉴욕 마라톤을 이미 뛴 그가 이번에 보스턴과 런던 마라톤을 완주하면 도쿄와 시드니, 파리 마라톤 등 7대 메이저 마라톤 대회 중 3개만 남는다.
한편, 그의 도전 여정에는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인 로지 헤이(Rosie Hay)를 비롯한 자원봉사 가이드 러너팀이 함께 하는데, 헤이는 런던 마라톤에서 그를 안내할 예정이다.
헤이는 3년 전 아킬레스 뉴질랜드를 통해 바클레이를 만났고, 그 이후로 두 사람은 함께 지역 경주와 마라톤에 참가해 왔다.
헤이는 바클레이의 달리기 실력이 정말 뛰어나고 속도도 꽤 빠르며 모든 가이드가 그를 따라잡을 수 있는 건 아니라면서, 자원봉사 가이드 활동은 개나 아이처럼 움직이는 장애물에 대한 경고부터 지형 상태를 알려주는 것까지 선수와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끊임없이 노면 상태와 오르막과 내리막을 설명하고 회전 구간에 접근할 때를 알려줘야 하는데, 이때 두 사람이 잡은 끈도 사용하는 등 의사소통이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이 자원봉사 가이드가 되면서 바클레이와의 특별한 유대감과 우정을 쌓았으며, 이번 도전에 필요한 여행과 훈련, 가이드 비용을 위해 기브어리틀 모금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클레이의 사고방식이라면서, 그가 장애를 극복해 온 과정은 정말 대단하며 그는 그저 삶을 살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삶을 만끽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그의 활약과 이야기를 듣고 감동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자주 본다면서, 그는 정말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는 자신의 여정이 다른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성취하도록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면서, 적절한 동기 부여와 지원, 그리고 올바른 태도만 있다면 사람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