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아버지와 10대 아들이 개에게 물려 중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지난 2월 21일(토) 오후 2시 45분경에 브린드워(Bryndwr)의 베빈(Bevin) 플레이스에 있는 친구 집을 찾았다가 ‘아메리칸 불독(American Bulldog)’ 잡종견 2마리의 공격을 받았다.
10대 초반으로 알려진 아들은 ‘중상(seriously injured)’이었고 아들을 지키려던 아빠는 ‘심각하게 다쳤으며(critical injuries)’ 개를 막았던 주인 역시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개 주인의 친구인 한 여성은, 공격이 갑작스럽게 일어나 모두 충격받았다면서, 개로 인한 위험 요소가 뭔지 알지만 이 개들은 거기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이건 주인이 나쁜 것도 개들이 나쁜 것도 아니고 정말, 정말 끔찍한 사건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한 가지 원인으로만 돌릴 수가 없으며, 아이가 이미 그 개들을 알고 있었고 발로 차거나 하는 아이도 아니며 그냥 밖으로 뛰쳐나갔을 뿐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개들은 약 4년 전에 태어났을 때부터 주인과 함께 산 암컷들로, 주인 말도 잘 따르고 예의 바를 뿐만 아니라 집에는 울타리도 잘 갖춰져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그날 상황이 갑자기 터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개들이 아이를 향해 짖기 시작하자 아빠와 주인이 서둘러 도우러 달려가면서 개들에게 멈추라고 소리쳐 더 흥분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면서, 이후 개들을 가두고 아이를 문밖으로 데리고 나가려 앞쪽으로 가기 시작하는 순간 개들이 탈출해서 다시 아이에게 달려들었다고 전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아들을 차 보닛 위로 올려놓고 아이와 개들 사이를 막아섰다가 결국 주로 다리 부위를 물렸으며 혈관을 다치는 바람에 상당한 피를 흘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두 사람이 여전히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 있으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아들이 노래를 부르는 등 기분이 좋고 회복 중이며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개 주인이 아이 아빠에게 사과했지만, 그는 “무엇이 미안하냐? 이건 네 잘못이 아니다(what are you sorry for? This isn't your fault)”라고 대답했다면서, 사랑스럽고 착한 아이인데 모든 상황이 정말 끔찍하고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의 개들은 보호소로 옮겨졌으며 2월 23일 경찰은 40세 여성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개 관리법(Dog Control Act)’ 위반 혐의로 법정에 소환됐다고 밝혔다.
<몇 달 전 경찰관이 개들에게 최루액 분사>
한편, 보도에 따르면 몇 달 전 이번 사건이 일어난 현장의 주변을 수색하면서 누군가를 찾던 경찰관들이 이 집을 통과하면서 문제의 개들에게 ‘최루액(pepper-spray)’을 분사했으며, 이후부터 개들이 전과 달리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 주인의 친구는 갇혀 있었는데도 왜 다시 탈출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가고 이와 같은 생각은 주인도 마찬가지라면서, 주인은 크게 상심하면서도 개들을 계속 키우려 애쓰지 않겠다는 생각도 이미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실적으로 개들은 오랫동안 보호소에 있어야 할 거고, 거기 머무는 데 하루 단위로 비용이 드는 데다가 보호소 측에서 개들을 키우라고 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면서, 게다가 주인은 아기도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친구는 사람을 공격한 개들이지만 가족이나 다름없었고 주인의 한 살배기 아기와도 잘 지내던 개들이라면서, 하지만 작별 인사도 없이 헤어져야 하는 등 개 주인은 아마도 정말 힘든 일을 겪어야 할 거라고 덧붙였다.
크라이스트처치 시청의 관계자는, 이전에 개들에 대한 민원 접수는 없었으며 경찰이 조사 중이고 개들은 포획했다면서, 주인은 안락사를 위해 개를 자발적으로 넘겨줄 수 있으며, 유죄 판결 시 법원은 소유주가 안락사시키지 말아야 할 예외적인 상황을 입증하지 않는 한 안락사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주민 9명당 한 마리꼴인 약 4만 5,000마리의 개가 있는데, 2024년과 2025년에 600건이 넘는 개 공격 사건이 발생했지만 기소 사례는 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2월 17일 노스랜드 카이후(Kaihū)의 한 집에서 62세 여성이 3마리 개 공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나 전국적으로 반려견 관리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한 가운데 나흘 만에 또 발생해 이 문제가 사회 문제로 더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