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국민의 약 4분의 1이 경찰을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전 부경찰청 차장 제번 맥스키밍(Jevon McSkimming) 관련 잇따른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신뢰 수준은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독립 경찰감독기구(IPCA)는 경찰 최고위층에서 심각한 직무 비위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앞서 맥스키밍 전 차장은 아동 성착취물과 수간물(동물 성적 학대 영상·이미지) 소지 혐의로 대표 기소 3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RNZ–Reid Research가 1월 15~22일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경찰이 올바른 일을 할 것이라고 얼마나 신뢰하는가”와 맥스키밍 관련 스캔들이 신뢰에 영향을 미쳤는지 물었다.
조사에 따르면 20.7%는 ‘많이 신뢰한다’, 50.5%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해, 전체의 약 70%가 최소한 ‘공정 수준’ 이상의 신뢰를 보였다. 반면 20% 조금 넘는 비율은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5.7%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정당 지지별로는 좌파 정당 지지층에서 불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테 파티 마오리(Te Pāti Māori) 지지자의 48.2%, 녹색당(Greens) 지지자의 44.1%가 경찰을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노동당(Labour) 지지층에서는 28.2%가 “신뢰하지 않는다/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연립 여당 지지층 가운데서는 NZ First 지지자 36%가 경찰 불신을 나타낸 반면, 국민당(National) 지지자 중 12.4%, ACT 지지자 18%만이 같은 답을 했다.
맥스키밍 스캔들이 신뢰에 미친 영향은?
유권자들은 맥스키밍 스캔들이 본인의 경찰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질문받았다.
51.3%는 “신뢰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고, 36.1%는 신뢰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10.4%는 “모르겠다”, 2.2%는 “오히려 신뢰가 높아졌다”고 답했다.
마크 미첼(Mark Mitchell) 경찰장관은 “맥스키밍 사건에도 전반적 신뢰도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 매우 다행”이라며, “국민들도 이 사건이 극히 일부 인물의 일탈이며 뉴질랜드 경찰 전체의 가치관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 4분의 1이 경찰을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에 대해 그는 “경찰은 항상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면서도, “종종 범죄자들이 경찰과 맞서는 입장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경찰을 좋아하거나 지지할 수는 없다”고 했다.
테 파티 마오리 공동대표들은 자당 지지층의 낮은 신뢰 수준이 “전혀 놀랍지 않다”고 밝혔다. 라위리 와이티티(Rawiri Waititi) 공동대표는 “마오리는 과잉 감시·과잉 체포 대상이며, 같은 범죄에 대해 비마오리보다 5배나 더 많이 수감된다”고 지적했다.
녹색당 공동대표 마라마 데이비슨(Marama Davidson)은 “맥스키밍 사건은 단지 한 사람·한 명의 경찰 문제를 넘어서, 부서 전반에 걸친 구조적 부패(systemic rot)를 드러낸다”며, 특히 폭력·학대 피해자 대응에서의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노동당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는 “이번 사건이 경찰 전체를 대표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경찰 수뇌부가 국민은 물론,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관들까지 함께 저버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새로 취임한 리처드 체임버스(Richard Chambers) 경찰청장은 “신뢰와 신뢰도(trust and confidence)는 절대적 우선순위”라며,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전체적인 지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은 점에 대해 “예상했던 바이며, 현장 경찰관들의 묵묵한 역할을 국민이 인정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체임버스 청장은 “경찰에 대한 신뢰도를 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며, 감사·점검 체계 강화를 통해 내·외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조기에 포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어려운 일을 수행하는 조직이고, 때때로 누군가가 우리를 실망시킬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럴수록 더 높은 투명성과 엄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오리 공동체와의 신뢰 문제에 대해선, “특정 집단의 신뢰도가 높거나 낮은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어느 공동체도 소외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조사는 Reid Research가 1,000명을 대상으로 할당 표본(Quota sampling)과 가중치 적용을 통해 연령·성별·지역을 대표하도록 설계했다. 2026년 1월 15~22일 사이 온라인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신뢰수준 95%에서 최대 오차범위 ±3.1%p이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