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목) 국제이민자의 날을 맞아 뉴질랜드 전역의 이민자 옹호 단체와 커뮤니티가 이민자들의 존엄성과 공정한 대우를 위한 시위를 열고 정부에 시급한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UNEMIG(이민자연합네트워크)의 만딥 벨라(Mandeep Bela) 회장은 “오늘은 이민자들의 헌신을 인정하는 날이지만, 동시에 많은 이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직시해야 한다”며 “뉴질랜드 이민 제도는 근본적인 권력 불균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비자 상태에 따라 이민자들은 침묵과 두려움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12시부터 오클랜드 브라운베이에 위치한 에리카탠포드(Erica Stanford) 이민장관 사무실 앞에서 열린 시위는 UNEMIG와 다른 이민자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벨라 회장은 “이 문제는 이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착취적인 조건은 모든 노동자의 임금과 기준을 떨어뜨린다. 우리는 모두가 존중받는 시스템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두 가지 주요 정책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첫째, 이민자의 신분을 특정 고용주에 묶는 ‘타이드 비자(tied visa)’ 시스템이다. 벨라 회장은 “이민자의 체류 조건이 고용주에 의해 통제된다면, 안전이나 임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큰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며 “이 시스템은 이민자들을 고립시키고, 착취에 노출시킨다”고 설명했다.
둘째, 저임금 AEWV(고용허가비자) 소지자에게 강제로 적용되는 12개월 ‘스탠드다운(stand-down)’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이민자는 뉴질랜드를 떠나야 하므로, 가족과 공동체가 분리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현장에서 목소리를 낸 이민자들은 “고용주가 비자 조건을 악용해 임금을 반으로 줄이고, 이직은 불가능했다. 침묵하거나 비자와 꿈을 포기해야 했다”(메리, 이름 변경), “우리는 새 삶을 꿈꾸며 왔고, 세 해 동안 열심히 일하며 딸을 키웠다. 하지만 비자 만료 후 1년간 떠나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매일 불안에 시달린다”(마리아와 마이키, 이름 변경)고 호소했다.
이민자 단체는 정부에 두 가지 핵심 요구를 제시했다. 첫째, 타이드 비자 시스템을 폐지해 이민자들이 고용주를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 둘째, 12개월 스탠드다운 기간을 즉각 폐지해 가족과 공동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이다.
벨라 회장은 “이민자들의 존엄성과 인권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뉴질랜드가 이민자들의 노동과 삶을 진정으로 존중하는 시스템으로 나아갈 기회”라고 말했다.
Source:Source: Workers First Un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