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통계청의 최신 ‘선택 가격지수(Selected Price Indexes, SPI)’에 따르면 10월 기준 식료품 가격이 전년 대비 4.7% 상승한 가운데,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며 기준금리(OCR) 인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간 인플레이션률이 올해 말 약 2.8% 수준으로 하락하고, 연말까지 현행 2.5%인 기준금리가 2.25%로 0.25%p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오는 11월 26일 금리 재검토를 앞둔 시점에서 나온 분석이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SPI 수치는 식료품 그룹의 가격이 전년 대비 4.9% 오르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육류·가금류·생선류는 7.69%, 식료품 전체는 4.7% 올랐으며, 9월의 연간 상승률(4.1%)보다 높았다.
S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항목의 약 47%를 반영하는 월별 지표로, 식품·주류·담배·주거비·교통·숙박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이 중 식품 가격은 CPI의 약 18.5%, 임대료는 11% 이상을 차지해 향후 물가 흐름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ASB 은행 마크 스미스(Mark Smith)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식료품 가격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물가 흐름은 완화 방향”이라며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상승일 뿐, 국내 수요 기반의 인플레이션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인플레이션은 2.8% 수준에서 마감되고, 내년에는 여유생산력(spare capacity) 확대에 따라 2% 수준으로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스미스는 “이후 금리 경로는 경제여건에 달려 있으며, 중앙은행이 경제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추가 인하에 나설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트팩(Westpac) 뉴질랜드의 사티시 란초드(Satish Ranchhod)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새로운 SPI 통계는 기준금리 인하를 막을 만한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12월 분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0.3%, 연간 기준 2.8%로 각각 0.1%p 낮췄다”며 “여행 비용의 예상보다 큰 하락과 임대료 상승세의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통계청 니콜라 그로우든(Nicola Growden) 가격 담당관은 “2리터 우유 가격이 2년 전보다 91센트 올랐고, 계란은 8.8%, 커피는 12.4% 상승했다”며 “아침 식사 재료들의 가격 인상이 체감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유는 연 13.5% 상승해 평균 2리터당 4.78달러, 치즈는 30.1% 올라 1kg당 12.71달러에 달했다. 즉석 커피는 연 25.5% 상승해 100g당 7.88달러, 달걀은 18.5% 올라 1다스당 9.88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10월 식료품 가격은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 과일과 채소 부문이 10.7% 떨어져 전체 하락세를 이끌었으며,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이다.
상품별로는 상추 가격이 전월 대비 31.9% 내려 1kg당 4.60달러, 피망은 26.2% 하락해 1kg당 13.79달러, 오이는 21.9% 떨어져 1kg당 8.57달러였다. 반면 키위프루트는 48.4%, 사과는 7.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11.8%, 가스는 14.4% 상승하며 11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10월 한 달간 전기는 0.5%, 가스는 1.9% 상승했다.
주택 임대료는 전년 대비 1.6% 상승했고, 휘발유는 2.6%, 디젤은 5.1% 올랐다. 반면 국내 항공 운임은 11% 하락한 반면, 국제선 운임은 0.7% 상승했다. 숙박 요금은 국내 1.1% 하락, 국제 숙박은 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