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실업급여인 잡시커 지원(JobSeeker Support)과 뉴질랜드 연금(NZ Super)만으로 생활하는 가구들은 기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매주 수입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Ka Mākona’, 즉 제로 헝거 콜렉티브가 발표한 최신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 아동의 27%가 식량 불안정 가정에서 살고 있다. 올해는 고령자의 단독 가구와 부부 가구도 대상으로 포함해 주택비, 식비, 교통비, 공공요금 등 기본 생계비용을 모델링했다.
싱글 성인, 두 자녀를 둔 한부모 및 두 자녀를 둔 부부 가구도 분석 대상이다. 주거비는 싱글 성인의 쉐어하우스 임대료, 고령자의 원룸 유닛, 고령 부부의 2베드룸 주택 임대료를 기준으로 산출됐으며, 가족 가구는 3베드룸 임대료를 적용했다.
2025년 역시 물가 상승이 소득 상승을 앞질렀고, 경제 침체와 일자리 감소, 정부 정책이 맞물려 많은 가구가 기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구원 제니 심은 잡시커 지원과 뉴질랜드 연금만으로 생활하는 모든 모델 가구가 주당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싱글 성인의 경우 전국 평균 적자 규모는 약 107달러, 두 자녀를 둔 한부모는 21.42달러, 부부 가구는 111.15달러였다. 뉴질랜드 연금 수급 싱글은 17.67달러, 부부는 35.85달러의 적자가 났다. 다만, 오클랜드에선 잡시커 지원을 받는 한부모 가구의 적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주거비가 가장 큰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심 연구원은 “임대료가 인하되면 다른 고정비용이나 식비에 더 쓸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지만, 현재는 주거비가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5년간 크라이스트처치의 가족용 3베드룸 주택 임대료는 약 160달러가 올라 소득 상승과의 격차가 크다는 설명이다.
여성의 소득 불안정 문제도 부각됐다. 간호, 교사, 조산사, 사회복지 분야처럼 여성 비중이 높은 직종은 무급 인턴 관행과 낮은 초임 임금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심 연구원은 이러한 직종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이 8~12년간, 심지어 14~28년간 경찰관보다도 낮은 사실상 누적 소득을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커뮤니티 식품 지원기관과 예산 자문 서비스에 대한 예산 삭감으로 일부 현장 지원 기관이 폐쇄되었으며, 남은 조직들도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성 한부모 가구는 여전히 가장 심각한 식량 불안정을 겪는 집단 중 하나다.
뉴질랜드 푸드 네트워크 최고경영자 개빈 핀들레이는 올해 식량 지원 요청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생활비 상승이 자력 구제 능력을 약화시킨 결과로 보았다.
재무 멘토 데이비드 베리는 금리 인하가 모기지 보유자에게는 도움 되지만, 이외 계층에는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복지 수급자와 연금 생활자에 대한 겨울 에너지 지급 중단과 지속되는 한파가 생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