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그동안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이 벌어졌다. 평화주의 전통을 이어오던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군인이 간첩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이다. 사건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극우 성향과 연계된 한 군인이 군사 기밀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는 기밀 문서와 군사 지도, 전화번호부, 심지어 로그인 자격 증명까지 외국 정부 인사라고 믿은 사람에게 넘기려 했다. 하지만 사실 그 대상은 뉴질랜드 정보기관이 잠복시킨 요원이었고, 그의 모든 시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감시되고 있었다.
결국 그는 법정에 서게 되었고, 세 가지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간첩 행위 시도, 컴퓨터 시스템을 불법으로 사용한 행위, 그리고 금지된 자료를 소지한 사실까지 모두 드러났다. 군사법원은 유죄를 확정했고, 이는 뉴질랜드 역사상 최초의 군사 간첩 사건 판결로 기록되었다.
이 사건이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뉴질랜드가 국제사회에서 ‘평화국가’, ‘비핵화 국가’로 불리며 안전지대라는 이미지를 지녀왔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에서 자국 군인이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또 불안하게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뉴질랜드 역시 더 이상 외부 위협과 무관하지 않다”는 교훈을 안겨준 사건이라고 해석한다.
차분한 법정 안에서, 판사의 법봉 소리가 울려 퍼질 때 비로소 모두가 실감했다. 이것은 단순한 한 군인의 잘못을 넘어, 뉴질랜드 사회가 마주한 새로운 현실이자 도전이었다.
Source: en.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