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국민연금제도인 키위세이버(KiwiSaver) 자금이 대형 은행에서 독립적이고 부티크 운용사로 대거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재무연도 자료에 따르면 밀포드 애셋 매니지먼트(Milford Asset Management)가 약 15억 뉴질랜드달러의 순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뒤를 이어 제네레이트(Generate), 심플리시티(Simplicity), 커널(Kernel) 운용사가 각각 2위, 3위, 4위를 차지했다.
반면 ANZ은 순자금 7억 2,870만 달러, ASB는 4억 7,660만 달러, 웨스트팩은 3억 5,320만 달러가 이탈했다. 현재 ANZ이 전체 시장의 17.5%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ASB가 14.7%로 뒤를 잇고 있다. 2015년 ANZ은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했지만 이후 성과 부진으로 점유율이 감소했다는 평가다.
모닝스타의 3월 조사에서 ANZ의 보수적 운용 펀드는 지난 10년간 최하위를 기록했고, 균형형 펀드는 16개 중 15위, 성장형 펀드는 14개 중 11위와 14위를 차지했다.
ANZ은 “시장 경쟁이 극심하다”며 “지난해 3월까지 1년간 16만 3천명의 키위세이버 가입자가 운용사를 바꿨으며, 이는 22%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고객이 키위세이버 투자를 더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와 도구를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닝스타 데이터 담당 이사 그렉 번칼은 순자금 10억 달러 이상 유입을 기록한 운용사는 밀포드와 제네레이트 단 두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영업력과 함께 투자 성과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키위랩(KiwiWrap)은 자금 유입 대비 유출 비율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커널은 운용자산 성장률 부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밀포드 키위세이버 책임자 머레이 해리스는 자사 장기 수익률이 고객 유치에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밀포드는 최근 3년, 5년, 10년 수익률 상위권에 포함되며 호평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중 중반에 운용사 변경에 더욱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정부의 키위세이버 보조금 최대한 취득 여부를 점검하는 시기와 맞물린다.
해리스는 “키위세이버 잔고가 커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지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 수익률만 보지 말고 5년, 10년간 꾸준한 수익률을 확인해야 하며, 이는 매우 장기 투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 투자자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도 지적됐다. 4월 이후 강한 시장 호조는 투자자들의 투자사 변경을 부추기지만, 시장 부진 시엔 손실 확정을 우려해 움직임이 둔화된다는 분석이다.
커널 설립자 딘 앤더슨은 “교육과 인식이 확산되면서 키위세이버가 은행 상품만이 아니란 사실을 투자자들이 점점 인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기, 통신 등 다른 분야보다 변동이 더딘 점은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부티크 운용사들이 안정적이고 성장하는 신뢰받는 사업체로 자리 잡으며 키위세이버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