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최대 은행 ANZ의 경제학자들이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기업들이 인력을 필요 이상으로 ‘보유(labour hoarding)’해 실업률 상승을 억제해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숨겨둔 인력’이 이젠 정리되면서 오히려 실업률이 더 크게 오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ANZ의 마일스 워크먼 선임 경제학자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해 직원 해고를 자제하면서, 지난 몇 분기 실업률이 약 0.5%포인트 낮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2025년 3월 분기 실업률 5.1% 대신 5.6%까지 올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번 주 수요일 발표된 6월 분기 실업률은 5.3%로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할 경우, 기업들은 인력을 정리하는 ‘적정 규모화(right sizing)’를 추진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실업률 증가를 가속화할 것이다. 워크먼 경제학자는 “이런 변화는 인플레이션 하락 압력을 더욱 키워, 중앙은행이 현재 예상 중인 2.5%보다 낮은 공식 기준금리(OCR)를 채택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OCR은 3.25%이며, 중앙은행은 오는 8월 20일 금리를 3.00%로 인하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시장 전망에서는 금리가 2.75%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워크먼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은 아직 중앙은행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구조적·행정적 가격 압력은 걱정거리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 내 시장 주도의 물가 상승 부분이 조만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CPI 상승률을 1%에서 3% 사이로 유지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6월 분기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2.7%까지 올랐지만, 중앙은행은 현재 급등 현상은 일시적이라고 평가한다.
워크먼 경제학자는 “기업들이 숨겨둔 인력을 내놓기 시작하는지 향후 몇 분기 데이터를 면밀히 살필 것”이라며, 기업 재무 상태가 1년 전보다 노동력 유지 여력이 약화된 점을 지적했다.
또 “만약 경제 회복이 예상만큼 활발하지 않다면, 노동 수요 감소와 숨겨뒀던 인력 방출이 동시에 발생해 노동시장에 이중고가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GDP 성장률 전망을 토대로 볼 때, 노동력 숨기기가 실업률 상승 억제 효과를 멈춘다면 올해 말 실업률은 6% 가까이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중앙은행이 예상하는 최고 5.2%보다 높은 수치다.
Source: Interest.co.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