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에 치러질 뉴질랜드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이 지난 금요일 마감된 가운데, 일부 선거구에서는 단독 후보만 등록돼 무투표 당선이 불가피한 상황이 확인되었다. 이같은 후보자 부족 현상은 이미 감소하고 있는 유권자 투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당초 후보자 부족으로 인해 선거가 열리지 않거나 재선거가 실시될 위험이 있었으나, 마감 직전 후보 등록이 다소 증가하면서 모든 지방 정부에서 적어도 일부 의석에 대해 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정치 평론가 그랜트 던컨 박사는 저임금과, 특히 여성 후보자들에 대한 정치적 악성 댓글 및 공격이 잠재적 후보자들의 출마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마했을 때 얻는 보상에 비해 받게 될 악성 댓글과 압박이 너무 크기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언론의 쇠퇴와 그로 인한 주민들의 지역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처럼 동네 구석구석을 다루던 지역 신문들이 사라지면서 열심히 지역 소식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었고, 이는 출마자뿐 아니라 유권자의 관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던컨 박사는 “지역 뉴스 부족, 낮은 투표 참여, 후보자 감소라는 악순환에 빠져 지방 민주주의가 계속 쇠퇴할 것”이라며, “결국 중앙 정부가 지방 권한을 대체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2022년 기준으로 전체 583개 선거 중 20%가 무투표 당선이었다고 ‘스피노프(The Spinoff)’가 전했다.
국가부 장관이자 허트 서부 지역구 국회의원인 크리스 비숍은 후보자 등록 마감 후 페이스북에 “로어 허트 지방선거에서 이미 5명의 시의원이 무투표 당선됐다”며, “이들에 맞서는 후보가 없으며 '불신임'이라는 법적 수단도 없어 자동 당선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이스트본 커뮤니티 보드의 모든 다섯 석도 무투표 당선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든 지역에서 후보자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해밀턴 이스트 선거구에는 전 노동당 국회의원 수 모로니, 제이미 스트레인지 등 26명의 후보가 경쟁하며, 전 국가당 국회의원 팀 매킨도도 시장 후보로 나섰다. 해밀턴 시의회 전체로 보면 시장 후보 12명을 포함해 51명이 조례 의석을 놓고 경쟁 중이다.
이번 현상은 뉴질랜드 지방자치단체의 미래와 지역 정치 참여 저하에 대한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