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8월입니다.
겨울의 찬바람은 아직 아침 공기 속에 남아 있지만, 나뭇가지 끝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기척은 분명히 말합니다.
“곧 봄이 옵니다.”
뉴질랜드의 8월은 독특합니다.
북반구에선 한창 더위에 지칠 무렵이지만, 이곳 남반구에서는 계절이 거꾸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는 그 전환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겨울 속 생명의 속삭임
아직 잔설이 남아 있는 산기슭에서도 양떼들은 다시 들판으로 나오고, 카우리 나무 아래 작은 새싹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밉니다.
마오리 전통에 따르면, 이 시기는 Whakatipu—깨어남과 재생의 시기입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자연이 숨을 고르며, 다시 살아나는 것이죠.
이 시기의 공원이나 산책길에서 가끔 마주치는 것은, 가느다란 가지 위로 매달린 작고 노란 꽃,
바로 코우화(Kōwhai)입니다.
이 꽃이 피면 마오리 사람들은 봄이 멀지 않았음을 직감했다고 전해집니다.
우리를 닮은 자연의 흐름
자연은 우리에게 말 없는 가르침을 줍니다.
긴 침묵 끝에도 봄은 반드시 온다는 것, 한겨울에도 뿌리는 자라고 있다는 것, 빛은 어둠의 끝자락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혹시 올 겨울이 유난히 길고 무겁게 느껴졌다면, 당신의 내면에도 지금 이 순간, 새싹 하나가 자라나고 있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건 새로운 결심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용기 내어 건네는 한마디일 수도 있겠지요.
오랜 이민 생활 속에서 우리는 계절보다 더 많은 감정의 파고를 겪어왔습니다.
하지만 이 8월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다 괜찮아, 준비하고 있었잖아.
이제 조금씩 다시 시작해도 좋아."
아직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더라도, 당신의 마음 속에도 ‘작은 봄’이 피어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