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단이 캔터베리에 도착한 지 175주년이 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앞두고 시민 단체가 시청의 관료주의를 탓하면서 지원 요청도 안 하고 행사 규모도 줄이겠다면서 반발했다.
1850년 12월에 4척의 이민선이 리틀턴에 도착했는데, ‘NZ Heritage Events’는 역사 애호가와 이벤트 주최자로 구성된 소규모 단체로 당초 크라이스트처치 시청과 협력해 175주년 기념 행사를 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하지만 단체에서는 시청의 관료주의와 지역 마오리 기관인 나이 타후(Ngāi Tahu)의 지원이 부족해 대규모 이벤트와 자금을 승인받는 데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면서, 대규모 행사는 없고 시청에 자금 지원 요청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캔터베리 초기 정착민 협회(Canterbury Pilgrims and Early Settlers Association)’와 ‘페리미드 헤리티지 파크(Ferrymead Heritage Park)’는 현재 소규모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시청도 올해 말에 리틀턴에서 소규모 공식 행사를 따로 가질 계획이다.
오는 11월에 열리는 ‘Royal A&P Show’에서 초기 정착민이 넘었던 포트힐스(Port Hills)의 고갯길인 ‘브라이들 패스(Bridle Path)’를 따라 걷기와 교육 부스를 열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
한편, 이러한 결정은 지난 2월에 시청이 유럽 정착민의 첫 도착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는 지역 언론의 보도가 나온 이후에 내려졌다.
지난 2000년 150주년 기념행사는 성대하게 치러졌는데, 시청 관계자는 150주년 행사 이후 이민 역사에 대해 포괄적이고 균형 있게 접근해 왔으며 마오리 관점과 함께 식민지화의 역사적 피해에 대한 인식도 더욱 확대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캔터베리 초기 정착민 협회’ 관계자는, 대규모 행사가 없다는 점은 실망스럽지만 주민은 여전히 그들만의 방식으로 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