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에 위치한 한 미술관에 전시된 예술 작품 중, 관람객에게 "나를 밟아주세요(Please walk on me)"라고 권유하는 뉴질랜드 국기 작품이 안전 조치로 철거되었다.
수터 아트 갤러리(Suter Art Gallery)에 전시된 이 작품은 "Flagging the Future"라는 제목으로, 마오리 예술가이자 직조 작가인 다이앤 프린스의 멀티미디어 전시 일부로 소개됐으며, 1995년 오클랜드 아트 갤러리에서 논란 끝에 철거됐던 작품을 2024년 버전으로 재현한 것이다.
전시된 작품은 뉴질랜드 국기에 'Please walk on me'라는 문구가 흰색 글씨로 적혀 있다.
수터 아트 갤러리는 28일 밤 SNS를 통해 해당 작품이 전시 시작 이후 상당한 대중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밝혔다. 이 갤러리에서는 성명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작품에 대해 사려 깊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최근 며칠 사이 논의의 강도와 성격이 급격히 격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수터 아트 갤러리는 직원과 방문객, 그리고 소장 예술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예방 차원에서 작품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넬슨 재향군인회(RSA) 지역 회장 배리 폰트는 이 처음 봤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참전용사들이 수년간 뉴질랜드 국기 아래 싸워왔다며, 국기가 바닥에 놓이는 건 괜찮지만 발로 밟으라는 문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뉴질랜드 국기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참고 이미지 : 뉴질랜드 국기(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미술관 측은 작품 철거를 알리는 게시물에서 이번 조치가 작품이나 작가의 의도에 대한 판단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표현의 자유와 민주 사회에서 국가적 담론을 반영하고 형성하는 데 있어 예술이 하는 중요한 역할을 계속 지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