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세대는 ‘술에 덜 끌리는 세대(sober-curious generation)’로 불린다. 음주, 성관계, 약물 사용 등 위험 행동의 비율이 역사적으로 가장 낮은 세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히 젊은 남성들이 폭음(남성 기준 한 번에 술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을 가장 많이 줄이고 있다.
2025년 4월 JAMA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21~2023년 사이 최근 한 달간 폭음을 했다고 답한 Z세대 남성 비율이 여성보다 더 낮았다. 수십 년간 남성이 여성보다 음주율이 높았던 전통적 양상이 뒤집힌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여성의 폭음률이 남성을 앞지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결과는 여성의 폭음률 증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지만, 실제로는 남성의 폭음 감소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즉, 여성의 폭음률이 급증했다기보다 남성의 폭음이 더 빠른 속도로 줄어들면서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2021~2023년, 젊은 여성의 폭음은 13% 감소했고, 젊은 남성은 무려 21%나 줄었다. 즉, 여성의 폭음률이 높아 보이는 것은 남성의 감소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피츠버그대 내과 전문의이자 연구 저자인 브라이언트 슈이는 “젊은 남성의 폭음 감소는 공중보건의 성공”이라면서도, “젊은 남성들이 더 행복하고 사회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덜 마시는 것인지, 아니면 더 외롭고 덜 사교적이어서 술을 덜 마시는 것인지 복합적 요인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알코올 소비 감소와 외로움 증가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Z세대의 절주 현상에 대해 여러 가설을 내놓는다. 건강을 중시하는 문화, 건강·웰빙 산업의 성장, 외로움의 확산, 대마초 등 다른 선택지의 증가, 스마트폰 사용 증가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네덜란드 연구는 “젊은이들이 술값이 비싸서 단순히 살 돈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제시했다.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나 ‘술 없는 삶’에 대한 SNS 트렌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포츠 저널리스트이자 팟캐스터인 브랜든 사호는 “이런 트렌드가 젊은 세대에게 술을 끊을 용기를 주고, 실제로 삶이 더 좋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절주가 훨씬 쉬워진다”고 말했다. “10~15년 전만 해도 술을 안 마시면 ‘쿨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팟캐스터 셰인 레이머도 “예전에는 절주가 멋있다는 인식이 부족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술을 안 마시는 것이 더 멋있고 기회가 많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머(43)와 사호(31)는 모두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 중인 세대로, 가정에서 술이 일상적이었지만 대화 주제는 아니었다고 한다. 이들은 “최근 5~10년 사이, 남성들끼리도 음주 문제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 변화에는 SNS, 팟캐스트, 유명 인플루언서의 영향이 크다. 조 로건, 테오 본, 앤드류 휴버먼 등 유명 남성 팟캐스터들이 절주를 공개적으로 선언하며, 이들의 방송을 듣고 술을 끊었다는 Z세대 남성이 많다. 사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술을 끊었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큰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레이머는 “SNS와 미디어 덕분에 ‘절주가 쿨하다’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런 공개적 대화가 술을 줄이고 싶거나 끊고 싶은 젊은 남성들에게 새로운 커뮤니티와 길을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Source: Yahoo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