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정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 젊은이들이 직접 자신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낱낱이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사회적 문제와 디지털 환경의 복잡성이 얽히면서 정신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호소한다.
2023년, 뉴질랜드 전역 19개 지역에서 176명의 16~25세 청년들이 워크숍에 참여해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연구진은 참여형 연구 방법론을 바탕으로, 청소년 자문위원단과 긴밀히 협력하여 워크숍을 설계했다. 이들은 녹취록과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여, 젊은이들이 인식하는 정신 건강 영향 요인을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정리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사회적 불평등, 경제적 불안정, 기후 변화와 같은 거대한 문제들이 젊은 세대에게 깊은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한 참가자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막막해요"라며 절망감을 토로했다.
우리를 짓누르는 압박: 학업, 취업, 인간관계 등 끊임없이 주어지는 과도한 압박감은 젊은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숨 쉴 틈도 없이 경쟁해야 해요. 조금만 뒤처져도 낙오자가 될 것 같아요"라는 하소연은 이들이 느끼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연결: 끈끈한 관계망의 부재는 젊은이들을 더욱 외롭게 만든다. 가족, 친구, 지역사회와의 단절은 정신 건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혼자 남겨진 기분이에요. 기댈 곳 하나 없이 떠 있는 섬 같아요"라는 고백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우리의 길을 찾는 것: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정체성 혼란은 젊은이들을 방황하게 한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모르겠어요. 길을 잃은 것 같아요"라는 참가자의 말처럼,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젊은이들이 꼽은 모든 요인들이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더욱 증폭된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경험은 공유를 통해 배가되지만, 부정적인 감정 또한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증폭되어 정신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는 우리의 삶을 전시하는 무대 같아요. 남들과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자괴감에 빠져요"라는 의견은 SNS의 어두운 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젊은이들이 겪는 정신 건강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들은 "급증하는 정신 건강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결정 요인 해결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과 함께, 젊은이들이 복잡한 현대 사회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는 맞춤형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세대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Source:BMC Public Heal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