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들이 해외로 진학하는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NCEA 성적 상위 10% 졸업생 중 6%인 370명이 지난해 해외로 진출했으며, 이는 코로나 이전 4~5% 수준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국제학교 졸업생(12%)과 사립학교 졸업생(10%)의 해외 진출 비율 역시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고성취 학생들이 졸업 후 해외로 향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외국 대학 진학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생들이 해외 대학을 택하는 구체적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뉴질랜드 대학의 교육 질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을 수 있지만, 고소득 가정에서 해외 유학이 점차 일반화되는 현상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예술·법학 등 다양한 전공에서 글로벌 경험과 더 넓은 기회, 국제적 학위 경쟁력을 이유로 호주 등 해외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다. 한 학부모는 “아들이 더 큰 도시에서 예술과 문화를 경험하고 싶어 멜버른 대학에 진학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학생은 “RMIT의 미술 교육과 멜버른의 예술 환경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법학을 전공한 한 학생은 “호주 대학 학위가 국제적으로 더 통용된다”며 해외 진학을 택했다.
오클랜드의 명문 맥클린스 칼리지에서는 매년 10%가량이 해외 대학에 진학하며, 이들은 대학·전공의 글로벌 순위, 의대 등 직접 진학 기회, 스포츠 장학금 등 다양한 이유로 해외를 선택한다. 학교 측은 “최상위 학생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국가적으로 아쉬운 일”이라면서도, “국내 학부 졸업 후 해외 명문대 대학원 진학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뉴질랜드 대학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질 경우 우려스럽지만, 한편으로는 해외 유학이 학생 개인과 국가에 글로벌 네트워크와 역량을 제공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평가한다. 교육부는 “이 흐름이 정책적으로 우려할 일인지는 학생들의 선택 이유와 졸업 후 진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