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카이코우라(Kaikoura) 지역에 고립된 관광객들의 이동에 뉴질랜드군 함정과 공군기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북부 캔터베리의 동해안에 위치한 카이코우라는 현재 남북을 잇는 국도 1호선의 많은 구간이 산사태로 인해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철도 역시 심각하게 파손돼 바다와 항공편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14일(월) 낮에 카이코우라 북쪽 해안에 위치한 파파로아 포인트(Paparoa Point)의 캠퍼밴 주차장에 머물다 고립됐던 캠퍼밴 5대의 관광객 12명이 민간 헬리콥터편으로 블레넘 남쪽 동네인 와드(Ward)의 커뮤니티 홀로 옮겨졌다.
이들 중 독일에서 온 한 관광객은 14일 아침에 해안 바위들이 위로 들어올려져 다시마(kelp)와 전복, 바다가재 등이 물 밖으로 드러난 것을 목격했다면서 한동안 쓰나미가 염려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뉴질랜드 정부는 이들을 포함해 카이코우라 지역에 고립된 인원과 캠퍼밴 등을 해군의 다목적 지원함인 캔터베리함(HMNZS Canterbury)을 동원해 이송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미 캔터베리함은 재해에 대비한 비상용 지원물품들을 적재하고 현지로 향했는데, 9천톤에 이르는 만재배수량을 가진 이 배는 헬리콥터 이착륙이 가능하며 인원은 물론 장갑차와 트럭 등 다수의 중장비 운송도 할 수 있다.
한편 공군 역시 헬리콥터뿐만 아니라 카이코우라 비행장에 착륙이 가능한 킹 에어스(King Airs) 기종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비행기는 승객 7명을 태울 수 있으며 현재 블레넘 공항에 대기 중이다.
현재 관광객들은 지진 피해를 입지 않아 대피소로 지정된 타카항가 마오리 공회당(Takahanga Marae)에 500여명이 모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역 주민들도 자신들의 집을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고립된 관광객은 1천 여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이 지역의 마오리 부족인 나이 타후(Ngai Tahu)에서 제공한 위성전화로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지만 전기와 물 공급이 중단된 데다가 화장실 사용도 불가능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14일 저녁까지 카이코우라 인근 지역에는 자정 무렵에 닥쳤던 첫 번째 지진을 포함해 모두 250 차례에 걸친 여진이 발생한 상태이며, 여진 중에는 규모가 6을 넘은 것도 두 차례나 돼 또 다른 큰 지진이 닥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존 키 총리는 14일 낮에 지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제리 브라운리(Gerry Brownlee) 민방위부 장관과 함께 군 헬기를 이용해 현지를 찾아 피해 지역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