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9000dong<?xml:namespace prefix = o />
벌겋게 달궈진 쇳덩어리로 각종 농기구를 두들겨 만드는, 곧 사라질 것만 같은 대장간!
조용하던 산중 시장 대장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곳으로 쥐 잡는 쥐덫도 아닌, 생전 보도 듣지도 못한 이상한 물건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 물건의 사용용도와 기능에 대해 대장장이 노인에게 설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꾸만 그 ‘거사’라는 사람을 데려와야만이 만들든지 말든지 한다고 뻐팅겼다.
궁리 끝에 뉴지에 있는 아들에게 그림으로 표현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러나 아버지로써 아들에게 알아듣도록 설명하기란 이 또한 힘이 들고 곤란한 일이 아니었다.
드디어 그림이 도착했다.
대장장이가 그 뜻을 이해하고 그림에 담겨있는 기능을 어떻게 담아낼지는 내 영역 밖의 일이었지만,
분명한 것은 특정한 곳으로 뭔가 들랑달랑 하다가는 그 물체(?)는 잘리거나 긁히고 상처가 난다는 사실만큼은 공감 한 듯 했다.
나는 이 기구를 간통죄가 폐지된 이 시점에 꼭 제작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거추장스러운 쇳덩어리를 이역만리 유랑생활에서 만난 가장 인상 깊었던 달봉거사에게 달아매줘야만 하는 것인지… “이것이 사람이 할 짓인가?” 하는 물음 때문이었다.
또 한편에선 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되야! 안돼! 달봉거사 못 믿어!”
대웅전 투자자 ‘경제인 박’과 주차관리대장 ‘허당선생’의 목소리가 가장 컸고, ‘민보살’은 지리산에서의 아픈 상처 때문인지 아랫도리를 붙잡고 진저리만을 치고 있었다.
훗날,
그 산중으로 영靈 하다는 달봉거사를 찾아 전국의 아짐매들이 구천동 너머로 구름처럼 몰려올 것을 예상한, 뉴질랜드 ‘골프맞짱’들의 질투와 이해관계가 집도 짓기 전에 부딪치고 있으니,
미안혀요. 달봉거사!
9000dong
Photo by 9000dong
이한량!
이번 카우리클리프 골프여행에 세 팀은 부부동반인데, 당신과 허당선생, 달봉거사는 싱글로 따라가는 것으로 운세가 떴소. 밤중에 싱글들은 서로 감시를 게을리하지 말고, 특히 달봉거사 홀로 외출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주기 바라오. 영어도 안 되는데다가 걱정이 많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