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3000! 굿바이 PPK!

굿바이 3000! 굿바이 P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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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넷 쇠몽딩이로 무장한 보병들은 열 여덟 군침 도는 싸움터로 흥분하며 나서지만, 진즉 본인들 자신과의 치열한 심리전임을 잊는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여명의 그림자와 방금 깨어나 손님을 맞는 클럽하우스 PPK, 동네 복판에 들어앉아 윤장로처럼 식후에 누룽지를 우물거리다가 느닷없이 구루마만 몰고 나서면 되는 가깝고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좋은 골프코스다. ⓒ동천구

 

수선스럽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았던 풀밭 PPK, 그 동안 동네 삽작거리에 나가 놀던 아이처럼 편안하고 재미있었다. 집 나설 때부터 몸딩이와 공과 쇠몽딩이 이름으로 삼위일체를 그어대며 당도한 클럽하우스, 프로샵의 검은 머리 멋진 새 주인 신필름이 다정한 웃음으로 긴장감을 풀어주었고, 멤버 아이디 3000번 스코어카드를 뽑아들면, 오르락 내리락 뒤뚱거려야만 자세를 만들어주는 유별난 코스가 쉽게 보지 말라며 득의양양 늘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흥미로운 홀 PPK 17th, 앞과 좌는 벙커들이 입을 쩍 벌리고 있고, 우측과 뒤쪽은 천길(?) 낭떠러지다. 벙커와 낭떠러지를 왔다 갔다 하는 날에는 몸과 공과 쇠몽딩이 삼위일체를 원망하며 탄식해야 한다.

ⓒ동천구

 

 

송별의 아쉬움을 속연 벗들은 모르고 있어 내 마음만 심란했지 작별의 절차는 간단했다.

수년 동안, 말없이 천태만상 풀태공들의 몸짓을 지켜만 보던 풀밭의 정경들과 생김새나 하는 짓이 도찐 개찐인데다 보는 족족 사장님이라 별 의중 없이 편안했던 동포들에게서 정을 떼어오기가 쉽지 않았다. 대처 말문이 막혀 눈빛과 웃음만으로 인사에 갈음해야 했던 이름도 모르는 키위들은 그 다음이었다.
 



키위 아짐씨는 화초를 가꾸고 조선 아자씨는 나무에 거름을 주며 돌보니 꽃과 푸르름이 싱싱하기만 한 PPK.

ⓒ동천구

 


가까운 것에 너무 소홀한 것은 물론, 각자 새로운 가치를 획득 할 시간적 여분을 빼앗겼을까. 아니면 세멘 공구리 마냥 굳어져버린 똑 같은 날, 똑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오직 깃대만을 향해 돌진함으로써 생긴 무료함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 안에서 정기적으로 목이 잘려나가는 줄 알면서도 꽃을 피워대는 생명들에게 아무런 감응도 없이 무뎌져 버린 뇌신경에 의문을 가졌을까.
그뿐만이 아닐 것이다. 매너와 교양을 숭배하도록 강요하는 것도 모자라 수 백 가지 룰까지 요구하는 골프보다는 차라리 구도자의 길에 들어서는 일이 쉽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시공의 무의미함을 알아가기는커녕 더욱 시공을 셈하는 일이 늘어만 갔을 것이고, 두둘겨 패는 업만 쌓았으니 두둘겨 맞는 파장을 겪을 일이 끔찍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소우주였던 그 풀밭에서 자연스레 생성된 주변과 주변 사람들, 깊이 음미할 것도 없이 참 먼 곳으로 튕겨져 나와 만들어진 귀하고 후회 없을 들이었다.  


대장정을 마치고 목간을 한 뒤 시원한 맥주로 목마름을 축이는 동포들, 가정밖에는 돌아갈 곳이 마땅찮아 보이는 남정네들에게 골프는 유일한 낙일지도 가장 큰 포효咆哮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동천구

 

2052,

산벛이 동계冬界에서 깨어나라며 눈발 날리듯 흐드러진 꽃잎을 흩날리는 어느 봄날, 구천동 너머 산막에 누군가 찾아와 차 한 잔을 내놓으라며 이 제임스를 부른다. 산이 되받아 준 기척으로 알아챈 한 늙은이가 밭에서 고랑을 메다 말고 내려오고, 어린애처럼 쪼그라든 네 노인네가 초당 툇마루에 걸터앉아 산바람에 눈,,,입을 헹구느라 고개를 이리저리 아주 느리게 저어대고 있었다.

괭이자루를 백스윙도 못하고 내려놓으며 그들을 바라보니, 남방에서 아직 세상을 뜨지 않고 찾아 온 남태평양 예비역 방위군 사령부 수뇌부의 전 해운대 백사장 짧은치마 단속대장 ‘IKE제독과 지리산 취약지구 예비군중대장 직권남용 고발대장 민장군’, 그리고 송추지구 군부대 방위학대 근절대장 황장군이었다. 유독 한 늙은이가 성해 보였는데 스그라공급책 경제인 박이 두 손에 파란색 알약(?)을 들고서니 민장군에게 복용 후 소감을 말해주면 밥과 술을 사겠다며 설득하고 있었다. 착하디 착한 민장군이 이제는 뼉다구 붙은 몸도 일으키기 힘든 판인데 배설기능도 못하는 애를 어떻게 세우겠냐며 먹어본들 아무 소용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댔다. 황장군만이 귀가 솔깃할 뿐, 소멸을 받아들이는 거룩한 순간이었다.  


온 차 한잔에 풀밭의 회한을 섞어 함께 마시니 그 옛날 버디의 탄성은 온데 간데 없고가장 멀고 고독한 여행을 준비하는 영혼들만이 얽히고설킨 애욕愛慾 끈을 길게 드리운 채 침묵하고 있었다.산과 숲이 어린아이 쳐다보듯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

 

걸핏하면 이 잡글의 소재가 되어준 달봉거사, 민보살, 양호선사, 경제인박, 신필름, 백구공, 신선, 새로운 한도 제이슨, 그리고 어제 밤 꿈속에서 만난 씨윤박과 풀밭에서 만난 모든 분들, 그 풀밭의 연이 끊어지니 그 풀밭의 잡담도 여기서 멈춘다. “보여도 말하지 않는 자를….”라 하는데 보이는 대로 지껄였으니 선무당이나 다름없었다. 글의 빈곤함을 가리기 위해 빈약한 사진을 삽입하고 초상권의 위험을 무릅썼던 점, 그 밖에 어줍잖은 글로 미움을 일으켰으면 정중히 사과 드리고, 그럭저럭 웃음을 함께 나눴다면 다행이고 고마운 일이다.

 

그간 허나마나한 얘기를 끝까지 읽어준 골프방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골프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진정 바랍니다.

 

PPK 언덕을 떠나며..  

9000dong 올림. 


그 풀밭에서 못다한 이야기, 신필름, 정안정, 장묵, 나열심, 권어부, 유기도, 임꺽동, 배낭군과 임선녀, 그리고 한 사내(?)를 두고 따봉이라는 여인과 술만 드시면 쬐그만 녀석이 까분다며 욕을 퍼붓는 아짐매 등등 그들 모두를 마음속에 접어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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