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하게 수당을 받은 결말은?

JJW 0 8,193 2017.08.09 21:21

더니든에 한 채의 주택과 한 채의 성을 가지고 있고 녹색당의 공동 대표로 성공한 메티리아 투레이(Metiria Turei, 47세)가 24년 전 수당을 받기 위해 관계 당국에 거짓말을 했다고 고백하면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수당 수급자들의 고충을 알리고 잘못된 복지제도에 대한 토론의 물꼬를 트기 위해 자신의 과거 행적을 고백한 투레이 공동 대표에 대해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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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수당에 대한 드문 양심 고백


투레이 공동 대표가 정치인으로서 이례적인 고백을 한 건 지난달 16일 오클랜드에서 250여명의 녹색당 지지자들이 참석한 녹색당 연례 정당대회였다.

 

투레이 공동 대표는 녹색당의 대폭적인 복지제도 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자신이 과거 어려웠던 시절에 가사수당(Domestic Purposes Benefit)을 계속 받기 위해 ‘워크 앤 인컴(WINZ)’에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그녀는 24년 전 수당을 계속 받기 위해 자신의 집에 살았던 플랫메이트로부터 받은 수입을 WINZ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녀가 솔로 엄마로서 오클랜드 대학 법대에 공부하면서 수당을 받은 시기는 1993년에서 1998년 사이이고, 그 기간 다섯 곳의 거주지 가운데 세 군데에서 관계 당국에 알리지 않은 렌트수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계 당국에 수입을 보고하지 않음으로써 추가로 주당 20-50달러의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는 사연이다.

 

투레이 공동 대표는

“도움을 요청하러 갈 때의 수치심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그러한 수치심이 나로 하여금 한 과목의 낙제도 없이 법대를 졸업하고 가능한 빨리 수당 생활을 벗어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더 나아가 앤 톨리(Anne Tolley) 사회개발부 장관에게 법률을 위반한 현행 수당 수급자들에 대한 대폭적인 사면을 요청했다.

 

투레이 공동 대표는 지난달 26일 WINZ의 조사팀을 만나 자신이 갚아야 할 금액에 대해 상의하고 얼마가 됐든 갚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녀는 당시 플랫메이트 중 한 명이 그녀의 남자친구였는지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현행 솔로 부모 수당 수급자가 동거 관계에 있으면 수당 자격이 상실된다.

 

한편 녹색당은 16일 전당대회에서 14억달러 규모의 사회복지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요 수당을 20% 인상하고 수당 수급자들의 모든 제재나 근로 의무를 폐지한다.

 

이와 함께 연간소득 1만4,000달러 이하에 대한 최저 소득세율을 현행 10.5%에서 9%로 인하하는 한편 15만달러 초과에 대한 세율을 40%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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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색당 공동 대표 메티리아 투레이 (Metiria Turei) 

 

수당 수급자들의 고충 알리려 고백 결심


투레이 공동 대표의 고백은 연설 과정에서 즉흥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

 

그녀는 발표하기 전에 법률적인 자문을 구하진 않았지만 가까운 두 명의 정치 참모와 가족들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참모들은 전적으로 투레이 공동 대표의 결정에 찬성했고 가족들은 지지는 했으나 한편으로 우려도 있었다는 것.

 

가족과 참모들은 투레이 공동 대표의 양심 고백이 대중의 질타와 당국의 조사를 불러올 수 있고 그녀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레이 공동 대표가 자신의 부정직한 과거 행적을 고백한 건 수당 수급자들의 고충을 보여주고 현행 복지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려 했기 때문이다.

 

투레이 공동 대표는 “현행 복지제도가 수혜자들로 하여금 끔찍한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며 “사람들에게 항상 걱정과 스트레스를 주는 복지제도는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또한 “나는 다른 사람들이 가지지 못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수당 수급자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릴 책임감을 개인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당 수급자들이 관계 당국에 거짓말을 해도 돼냐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그녀는 권장하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겠으며 그들 자신에 달린 문제라고 답변했다.

 

정가와 언론에선 비판적인 반응 우세


투레이 공동 대표의 이번 양심 고백에 대해 동정론과 함께 비판적인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투레이 공동 대표의 외동딸인 피우피우 투레이(Piupiu Turei, 24세)는 “엄마가 당시 관계 당국에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굶주렸고 엄마의 학업과 나를 돌보는 시간이 줄었을 것”이라며 “엄마는 우리 둘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다”고 엄마를 옹호했다.

 

네덜란드에서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피우피우는 또 “읽기 어려울 정도의 신랄한 반응들도 보았다”며 “의견이 다른 것은 이해하지만 비판이 건설적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투레이 공동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WINZ의 수당 수급자들에 대한 업무 처리가 가혹하고 현금거래나 다국적 기업들의 세금회피 등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지적한다.

 

투레이 공동 대표와 비슷하게 미혼모로 가사수당을 받으며 대학 공부를 했던 폴라 베넷(Paula Bennett) 부총리는 투레이 공동 대표의 고백이 실망스럽지만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베넷 부총리는 이어 자신은 WINZ에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행동당의 데이비드 세이모어(David Seymour) 대표는 법에 따라 국가를 다스려야 하는 정치 지도자가 법을 어긴 것은 어떤 식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투레이 공동 대표가 당장 소급해서 당국에 돈을 갚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언론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뉴질랜드 헤럴드 지는 지난달 19일자 사설을 통해 투레이 공동 대표가 자신의 아기를 양육하기 위해 복지제도를 악용할 권리가 있다는 논란을 주고 있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법을 어겨도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파했다.

 

사설은 이어 투레이 공동 대표의 사례가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행동해도 된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며 이는 특히 기본 연봉 17만3,000달러를 받는 정당 대표로서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조사 응답자 24% “거짓말 한 적 있다”


한편 “WINZ에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한 온라인 조사에서 7,700여명의 응답자 가운데 68%가 “확실히 없다”고 답했고 24%는 “있다”고 응답했다.

 

와이카토 대학의 오틸리 스톨티(Ottilie Stolte) 심리학 박사는 “조사에 따르면 수당 수급자들은 전적으로 수당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상적으로 현금을 받는 일을 하거나 수당을 보완할 수단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수당 부정수급은 뉴질랜드에서 오랫동안 화이트칼라 조세포탈보다 무거운 처벌이 주어졌다.

 

보수적 납세자 압력단체인 뉴질랜드 납세자조합은 투레이 공동 대표가 24년 전 렌트수입을 누락해서 정부로부터 받은 수당 1만3,000달러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반납해야 할 돈이 약 5만7,000달러에 달한다며 갚을 것을 요구했다.

 

투레이 공동 대표가 법률을 위반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만약 그녀가 신청 양식에 허위로 기재했다면 사기 혐의를 받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의원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모범을 보여야 하는 정치 지도자로서 투레이 공동 대표의 행동은 미화하기 어렵지만 스스로 고백했다는 사실은 용기를 보여 주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유권자들이 투레이 공동 대표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다음달로 다가온 총선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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