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도둑, 여기가 안전한 나라 맞나

들끓는 도둑, 여기가 안전한 나라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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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흔히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평화지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나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뉴질랜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도나 절도 등 범죄의 양상은 ‘체감 안전성’에 강한 의문을 갖게 한다.

도둑 든 집 20%가 두 달 안에 또 털려

최근 들어서는 이전에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총이나 칼 등 한층 흉악한 무기로 무장한 강도들이 데어리나 테이크어웨이 상점 등을 침입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소매점들의 주인은 대부분 아시아계 이민자들로서 물질적 손해는 물론, 안전한 국가라고 믿고 이민온 뉴질랜드에서 언제 또 강도를 당할 지 모른다는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도둑맞은 집이 또 도둑맞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 년 전 경찰이 오클랜드시티의 도둑맞은 집들을 조사한 결과 20%는 2개월 안에 다시 도둑을 맞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강도나 절도범이 한번 침입한 집에 익숙하고 새로 구입한 물건을 훔치기 위해 다시 침입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 전직 절도범은 20%의 재범률에 동의하며 “주된 이유는 새 물건이 있기 때문이다. 절도범들은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는 것보다 한번 털었던 집을 휠씬 쉬운 목표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연례행사처럼 강도 당해

오클랜드 라누이(Ranui)에서 5년째 테이크어웨이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중국계 이민자 유난 젱(Yunan Zheng, 44세)은 그 동안 수 차례 강도를 당했다.

가장 최근의 사건은 한 달여 전으로, 하루 영업을 마치고 아내와 청소를 하며 문 닫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총과 칼, 망치로 무장한 복면 강도들이 들이닥쳐 그에게 돈을 요구했다.

공포에 질린 젱은 그 자리에 서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여자 4명, 남자 1명의 5인조 강도들은 여기저기 뒤져 보았으나 원하는 돈을 찾을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을 꺼내 그들의 가방에 넣고 있었고, 총을 가지고 있던 강도가 내게 총구를 겨누며 돈을 요구했을 때 정말로 총을 쏠까 봐 무서웠습니다.”

젱 부부는 매년 연례행사처럼 강도를 맞았는데 장사가 잘 돼 현금이 많았던 섣달 그믐날까지 포함해 유난히 강도가 많았던 2007년이 최악이었다고 한다.

젱은 “그 당시 범인들의 목소리와 체격을 기억할 수 있는데 이번 강도들 가운데 두 여자는 동일인으로 생각합니다”며 “항상 불안하지만 생활하기 위해서는 계속 영업을 할 것입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어 시민의 제보로 아이스크림만 훔쳐 달아난 꼴이 된 범인들이 검거됐다.

들끓는 강도와 도둑들로 데어리나 리쿼샵, 테이크어웨이점 등의 종사자들이 더 이상 안전한 직업이 아니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그린베이(Green Bay)의 한 데어리에 침입한 4인조 강도가 소지한 흉기는 병과 야구방망이였다.

이들은 가게를 보고 있던 종업원을 위협하며 담배를 훔쳐 달아났고 다행히 종업원은 다치지 않았다.

이처럼 뉴질랜드에서는 담배나 술 같은 작은 물품(?)을 위해 강도질이 서슴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10여년간 데어리를 운영하고 있는 한 교민은 “담배와 여러가지 물건을 함께주문하는 손님을 주의해야 한다”며 “다른 물건을 챙기는 사이에 비싼 담배만 들고 달아나는 경우를 여러 번 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강도와 맞서는 사례도 늘어

강도와 도둑이 늘면서 피해자가 대담하게 이들과 맞서는 사례도 또한 늘고 있다.

지난 5월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데어리 주인 캄레쉬 파텔(Kamlesh Patel)은 엽총으로 위협하는 강도에 상자진열대로 맞서 싸워 당황한 강도를 쫓아 냈다.

파텔은 “강도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준다고 해도 총을 발사할 지 모르는 일”이라며 “총을 뺏어 싸울 만한 위험을 무릅쓸 가치를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오레와(Orewa) 지역에 있는 한 편의점에 커다란 부엌칼을 들고 들이닥치며 금품을 요구한 남자를 가게 주인이 재빨리 카운터 뒤편으로 들어가 더 큰 대응 무기를 들고 나와 쫓아 내기도 했다.

경찰은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으니 무장강도에 대항하지 않도록 시민들에 주의를 주고 있으나 강도와 맞서 싸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소매업자협회의 존 알버트슨(John Albertson)은 “가장 큰 위험은 강도가 궁지에 몰렸을 때 의 행동이고 가게 안의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며 “창문의 광고물 등을 없애 지나가는 보행자나 자동차를 안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알람을 설치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가 더 이상 안전한 낙원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민자들 뿐아니라 많은 키위들도 느끼고 있는 듯하다.

테아타투 사우스(Te Atatu South)에 거주하는 자스민 오말리(Jasmine O’Malley, 25세)는 “총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돈을 훔치려는 강도들이 돌아다닌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범죄는 ATM 기계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점점 통제불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둑의 표적이 되고 있는 아시안

일반 주택에서도 현금과 귀중품을 집에 많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아시안 이민자들이 도둑의 표적이 되고 있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클랜드의 아시안 연락 담당 경찰 거프리트 아로라(Gupreet Arora)는 “거주자가 아시안이라는 분명한 표식이 있는 주택에 강도가 드는 사례가 많다”면서 “국기 등 아시안임을 나타내는 물품을 집 밖으로 보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도둑들은 아시안들이 집에 상당한 현금과 귀금속을 보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아시안임을 나타내는 번호판이나 종교적인 물건 등은 도둑을 불러 들이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강도나 도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숨을 만한 나뭇가지 등을 제거하고 집을 비울 때 타이머가 있는 라디오나 전등을 켜 두며 고가품을 구입했다는 것을 알리는 빈 상자를 집 밖으로 내놓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부 주디스 콜린스(Judith Collins) 장관은 “뉴질랜드의 경찰 수는 지난 18개월간 350명이 증가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향후 4년간 1억6,250만달러를 운용 지원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또한 재범률을 줄이기 위해 최근 ‘삼진법’으로 잘 알려진 ‘선고와 가석방 제도 개선 법안(Sentencing and Parole Reform Act)’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 따르면 처음 범죄에 가담한 사람에 대해서는 보통 규범에 맞추어 경고나 선고가 내려지게 되고, 두 번째로 범죄를 반복한 이들은 대부분 가석방제도에서 제외되고 추가 경고 없이 감옥형을 받게 될 확률이 높아지며, 세 번 이상 범죄를 반복한 죄인은 최대의 형벌을 받고 가석방 제도로부터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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