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성적 경쟁 유도한다

교실에 성적 경쟁 유도한다

0 개 5,554 NZ코리아포스트
뉴질랜드 학생 5명중 한 명은 읽기와 쓰기의 기본 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나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2일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내셔날 스탠다드(National Standards)’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정작 일선 교사들은 이 제도를 반대하고 있다. 이 제도의 내용이 무엇이고 학교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알아 본다.

초∙중학교에 ‘내셔날 스탠다드’ 의무화

논란이 되고 있는 ‘내셔날 스탠다드’는 학부모들이 그들의 자녀가 전국의 아이들과 비교해서 어느 정도 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2월 2일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시행된 제도이다.

과거에는 PAT 시험이 이 같은 기능을 담당했지만 자율적이었던데 비해 ‘내셔날 스탠다드’는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 제도는 Year1~Year8 학생들에 읽기, 쓰기, 수학 등의 표준화된 시험을 치르게 하고, 그 결과를 모아 1년에 두 번 보고서를 부모들에 제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올해 중반부터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첫 보고서를 받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지난해 Year1~Year8의 읽기, 쓰기, 수학 등의 기준들을 세웠다.

올해와 내년에 일선 학교들은 이 기준들을 사용해 학생들이 그에 달성했는지를 학부모에 보고해야 하고 2012년에는 수집한 내셔날 스탠다드 자료에 대한 정보를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국민당 정부가 뉴질랜드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이 ‘내셔날 스탠다드’ 정책을 통해 향후 4년간 3,600만달러가 학교에 지원되고 2,600만달러가 교사와 교장, 운영회 등의 교육지원에 쓰여진다.

35만 학부모들에게 편지와 리플렛을 발송하는 등 ‘내셔날 스탠다드’를 홍보하는데 쓰이는 비용만 해도 20만달러에 달한다. 이 정책의 시행을 모니터하기 위한 독립적인 전문가 자문위원회도 구성됐다.

그만큼 정부가 뉴질랜드 교육 발전을 위해 ‘내셔날 스탠다드’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선 교사와 교장 ‘내셔날 스탠다드’ 반대

존 키(John Key) 총리는 “‘내셔날 스탠다드’는 뉴질랜드의 학교와 교사들에 커다란 전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와 교장들은 이 ‘내셔날 스탠다드’가 학습속도가 느린 학생들과 하위권 학교들에 오명을 씌울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의 90%와 교장의 97%가 속해 있는 노조인 NZEI(New Zealand Educational Institute, 뉴질랜드교육협회)는 정부가 ‘내셔날 스탠다드’에 대한 반대가 높아지고 있는 걸 알면서도 많은 예산을 낭비하며 홍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NZEI 프란세스 넬슨(Frances Nelson) 회장은 “우리는 ‘내셔날 스탠다드’가 혼란스럽고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교육성과를 높이는 것에 확신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넬슨 회장은 “정부가 검증되지 않은 ‘내셔날 스탠다드’를 계획성 없이 시행하여 학생교육을 담보로 정치실험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교사를 시험할 것이 아니라 ‘내셔날 스탠다드’를 시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교장협의회(NZPF)의 어니 부트벨드(Ernie Buutveld) 회장도 “‘내셔날 스탠다드’가 교사들에 책임을 부과하며 학교들을 구속하는 도구로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셔날 스탠다드’ 시행으로 교사들은 균형있는 교육보다 학생들이 ‘스탠다드’를 통과할 수 있게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한편 학교별 순위표가 매겨져서 성적이 나쁜 학교는 학부모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야당인 노동당도 ‘내셔날 스탠다드’ 정책을 ‘대혼란’으로 비난하며 앤 톨리(Anne Tolley) 교육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필 고프(Phil Goff) 노동당 대표는 “노동당은 학생들을 평가하는 표준 제정에는 찬성하지만 국민당의 정책은 혼란스럽게 변질됐다”며 ‘내셔날 스탠다드’를 반대했다.

학부모들은 ‘내셔날 스탠다드’ 지지

교사들과 달리 학부모들은 전반적으로 ‘내셔날 스탠다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헤럴드지가 여론조사기관인 닐센(Nielsen)에 의뢰해 545명의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3.2%(399명)가 ‘내셔날 스탠다드’를 지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반대 의견은 13.8%에 불과했고 13%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들의 압도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내셔날 스탠다드’가 어떤 제도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새로운 제도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는 응답은 11.9%에 그쳤고 “부분적으로 알고 있다”는 응답이 61.8%,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26.2%로 각각 나타났다.

‘내셔날 스탠다드’가 자녀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긍정적이다”가 53.9%로 가장 높았고, “부정적이다”가 36.5%로 집계됐다.

‘이 제도가 학교를 차별화시켜 좋은 학군을 조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56.3%가 “그렇다”라고 응답했고, 17.1%가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26.6%는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학군 조장이 잘못된 것이냐는 물음에 38.8%가 “그렇다”라고 했으며 47.9%는 “아니다”, 13.4%는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했다.

균형있는 학교 교육 왜곡 우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톨리 교육장관은 “학부모들이 기본적으로 ‘내셔날 스탠다드’를 수용했고 정부가 이 정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NZEI 넬슨 회장은 “많은 학부모들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은 자녀가 읽기와 쓰기 이상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답자의 48.4%는 ‘내셔날 스탠다드’가 해당과목에 집중해 전체 교육과정에 역작용을 우려했고, 56.1%는 ‘내셔날 스탠다드’에 포함되지 않는 사회과학, 예술, 기술 등이 읽기, 쓰기, 수학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넬슨 회장은 또 ‘내셔날 스탠다드’가 전면 시행되기 전에 시범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정책은 정확한 기준이라는 것을 입증할 만한 증거나 정보가 없다.”

이에 대해 키 총리는 “항상 변화에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내셔날 스탠다드’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를 바라지만 시범적인 실시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톨리 장관도 “우리는 지난 10년동안 ‘스탠다드’ 없이 시험해 왔지만 여전히 학생 5명중 한 명은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 수학도 하지 못한 채 학교를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사들의 ‘시범실시’ 요구를 일축했다.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민자들의 팍팍한 삶

댓글 0 | 조회 10,910 | 2016.05.25
통계청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연간 순 이민자 수가 6만7,619명을 기록하며 20개월 연속 최고치를 갈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 유입이 지속되면서 이민자들… 더보기

주택 붐,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될까?

댓글 3 | 조회 10,337 | 2016.05.12
정부 당국의 부동산 투기 대책이 시행된 지난해 10월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오클랜드 주택시장이 최근 들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 더보기

살짝 스치기만 해도 아픈 ‘대상포진’

댓글 0 | 조회 11,441 | 2016.05.11
최근 뉴질랜드 신문에 ‘shingles’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이는 이른바 ‘대상포진(帶狀疱疹)’이라는 질병을 의미하는데, 대상포진은 특히 중년의 나이를 … 더보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로

댓글 0 | 조회 11,154 | 2016.04.29
우리가 사는 이 지구 상에 있는 수 많은 길 중에서 가장 ‘위험한 길(road)’은 어디에 있을까?이 질문에 답을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인터넷에서 www.dange… 더보기

태평양의 스위스를 꿈꾸는 뉴질랜드?

댓글 0 | 조회 7,315 | 2016.04.28
몰타의 집권 노동당 부당수인 콘라드 미찌(Konrad Mizzi) 보건·에너지 장관과 멕시코 재벌 주안 아만도 히노조사(Juan Armando Hinojosa)는… 더보기

뉴질랜드의 트럼프 같은 이들

댓글 0 | 조회 7,451 | 2016.04.14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지난해 7월 경선 후보로 나서면서 거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 더보기

아무도 말해 주지 않은 NZ에 대한 15가지 사실들

댓글 1 | 조회 12,869 | 2016.04.13
최근 국내의 한 일간신문에 뉴질랜드에서 2년간 거주했다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한 여성이 자신이 그동안 겪었던 뉴질랜드 생활의 이모저모를 올려 화제가 됐다.‘15 t… 더보기

뉴질랜드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댓글 0 | 조회 14,044 | 2016.03.24
오는 2019년까지 뉴질랜드 대학생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유인즉 굳이 대학을 가지 않고도 취업할 수 있는 고용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학생융자를 … 더보기

총기관리, 이대로 두어도 좋을까?

댓글 0 | 조회 8,928 | 2016.03.23
최근 국내 곳곳에서 각종 총기 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총기관리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총기 소지가 비교적 자유로운 뉴질랜드에서 최근에 벌어… 더보기

휴대폰은 알고 있다. 당신이 휴가 갔던 곳을

댓글 0 | 조회 7,768 | 2016.03.10
매년 그렇듯 지난 연말연시 동안에도 수많은 뉴질랜드인들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집을 떠나 국내외 여러 휴양지들을 찾아 각양 각색의 방법으로 휴가들을 즐기고 돌아… 더보기

‘균형’ 있는 세무조사 이뤄져야

댓글 0 | 조회 6,980 | 2016.03.09
세무당국이 올해 들어 세금 추적의 고삐를 더욱 세게 죄고 있다. 현금거래 조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처음으로 학생융자 체납자를 체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더보기

가자 뉴질랜드로

댓글 1 | 조회 11,980 | 2016.02.25
이민과 유학, 관광 등을 목적으로 뉴질랜드를 찾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순 이민자 수는 6만4,930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관광객은 300만명을 … 더보기

키위 손님은 사절?

댓글 1 | 조회 10,044 | 2016.02.24
최근 남섬 북부에 위치한 도시인 블레넘(Blenheim)에서 영업 중인 백패커스를 포함한 저렴한 비용의 숙소들이 내국인(Kiwi)들의 숙박을 아예 사절하고 나섰다… 더보기

사상 최저 금리 시대 오나

댓글 0 | 조회 9,105 | 2016.02.11
​2014년 기준금리를 네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씩 인상했던 중앙은행은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 같은 포인트씩 인하하여 2.5% 제자리로 돌려놨다. 2.5%의… 더보기

지구촌 주민들을 떨게 만드는 모기들

댓글 0 | 조회 6,529 | 2016.02.10
새해 벽두부터 2014년에 서부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던 에볼라(Evola) 바이러스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해 지구촌 주민들을 걱정스럽게 만드는… 더보기

뉴질랜드에도 ‘하우스푸어’

댓글 1 | 조회 11,876 | 2016.01.28
한국에서는 몇 년 전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가… 더보기

스피드 카메라 매출액이 100만불?

댓글 0 | 조회 6,904 | 2016.01.27
작년에 전국에 설치된 경찰의 과속 단속용 카메라, 일명 스피드 카메라 중에서 가장 많은 운전자들을 적발해 낸 곳은 어디일까?경찰에 의해 확인된 정답은 웰링톤 북쪽… 더보기

사하라 사막처럼 목마른 노스 캔터베리

댓글 0 | 조회 7,328 | 2016.01.14
지구촌 곳곳이 17년 만에 다시 도래한 ‘슈퍼 엘니뇨(El Nino)’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뉴욕은 144년 만의 최고기온인 … 더보기

새해 이민자들의 꿈

댓글 0 | 조회 7,898 | 2016.01.13
2016년 병신년의 해가 솟았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번쯤 소망을 품게 된다. 남태평양의 외진 섬 뉴질랜드에서 제2의 삶을 일구고 있는 이민자들에도 꿈은 있다.… 더보기

코리아포스트 선정 2015 NZ 10대 뉴스

댓글 0 | 조회 5,182 | 2015.12.23
■ 시중 은행들의 전례없는 대출 경쟁 연초부터 시중 은행들이 대출 고객들에 현금 또는 사은품을 제공하는 등 치열한 대출 경쟁을 벌였다. Kiwibank는 중앙은행… 더보기

개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댓글 0 | 조회 6,768 | 2015.12.23
지난 12월 1일(화) 아침 6시 30분 무렵에 더니든의 한 주택가에서 신문을 배달하던 50대 여성이 3마리의 개들로부터 공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났다… 더보기

꾸물거리는 오클랜드 주택 개발

댓글 0 | 조회 7,053 | 2015.12.10
오클랜드의 주택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오클랜드 카운슬은 지난 2013년 오클랜드 주택협정을 체결하고 그해 10월부터 ‘특별주택구역(Special Housing… 더보기

해수면 상승, 남의 일 아닌 NZ

댓글 0 | 조회 8,176 | 2015.12.09
지난 11월 28일(토)에 오클랜드와 웰링톤, 크라이스트처치를 비롯한 뉴질랜드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많게는 수만 명, 적게는 수백 명씩의 남녀노소 군중들이 모인 가… 더보기

인종차별의 저류를 경계하며

댓글 1 | 조회 5,696 | 2015.11.26
지난 3일 국회에서 나온 인종차별적 발언이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한 국회의원의 의견을 넘어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이에 공감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정치권과… 더보기

기나긴 싸움의 승자는 ‘H’

댓글 0 | 조회 3,847 | 2015.11.25
북섬 서해안에 자리 잡은 ‘왕가누이(Wanganui)’가 150년 만에 자기 이름을 되찾게 됐다. 도시 이름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 아니라 단지 ‘h’라는 글자 하… 더보기